이슬이의 첫 심부름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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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01


《はじめてのおつかい》

 筒井 賴子 글

 林 明子 그림

 福音館書店

 1976.3.1./2014.1.20.128벌



  아이들은 노상 심부름을 합니다. 어버이가 아이를 부르면서 묻거나 바라는 모든 말이 심부름이지요. “동생하고 좀 놀며 기다리렴.”이나 “자, 손을 씻고 먹으렴.”이나 “밥자리에 수저를 놓아 주겠니.” 같은 말도 심부름입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 짐이 많구나 싶으면 “내가 들어 줄까?” 하고 스스럼없이 물어요. “그래, 조금 들어 보겠니?” 하고 건네면 이때에도 아이는 심부름을 하고요. 지난 1991년에 《이슬이의 첫 심부름》이란 이름으로 나온 《はじめてのおつかい》는 1976년에 처음 나왔고, 1977년에 낱책으로 다시 나왔는데 2014년에 128벌을 찍었다고 합니다. 일본책은 “첫 심부름”이란 이름입니다. 이 그림책을 펴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살림새가 비슷합니다. 골목도 가게도 아이 모습이나 차림새도 비슷해요. 두 나라 겨레옷은 다른 결입니다만 오늘날 두 나라는 매우 닮아요.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치르며 ‘웬만한 마을결이 일본스럽게 바뀌’었을 수 있고, 수수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모름지기 닮기 때문일 수 있어요. 마을이웃이며 가게지기는 ‘아이’를 알아요. 모든 어른이 함께 따스히 지켜보며 같이 보살피는 살림길이거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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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x Went Out on a Chilly Night (Hardcover)
Peter Spier / doubleday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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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93


《the FOX went out on a chilly night》

 Peter Spier 그림

 an Old Song

 Bantam Doubleday Dell Books

 1961/1993.

 


  한가위가 지나자 시골마을이 조용합니다. 큰아이하고 저녁나절에 읍내를 다녀오는데 호젓합니다. 사람도 자동차도 매우 적습니다. 시골이라면 이래야 어울리다고 여기지만, 그래도 읍내는 자동차가 곧잘 지나가는데, 자동차 소리를 가로지르는 풀벌레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어디에서 울리나 하고 귀를 쫑긋합니다. “아, 이 아름다운 소리는 어디에서 들릴까?” “음, 저쪽 뒤 같아요.” 길가 가게 뒤켠으로 풀숲이면서 얕은 멧자락이 이어집니다. 풀벌레는 바로 이 둘레에서 시원스레 노래합니다. 시골 읍내 이웃이 이 노래를 들으면 좋겠습니다. 큰고장이며 서울 이웃도 이 노래에 흠뻑 젖어들면 좋겠어요. 《the FOX went out on a chilly night》는 여우랑 얽힌 오랜 노래를 담아낸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깜깜한 밤에 여우가 사냥길에 나섰고, 사냥을 즐겁게 마치고 집(여우집)으로 돌아와서 오순도순 왁자지껄 흐벅지게 저녁잔치를 벌이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사람눈으로는 몹쓸 짐승처럼 보일는지 모르나, 숲논으로 본다면, 또 푸른별이라는 어깨동무로 마주한다면, 우리 사람들이 짐승 삶터를 너무 빼앗았어요. 이웃하고 나눌 줄 알아야 참사람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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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라 여행
앙리 갈르롱 그림, J.M.G. 르 클레지오 글, 이주희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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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7


《나무 나라 여행》

 J.M.G. 르 클레지오 글

 앙리 갈르롱 그림

 이주희 옮김

 문학동네

 2005.5.21.



  사람들은 한때 두 다리로 걸어야 나들이를 다닌다고 여겼습니다. 한때는 말을 달려야 한다고, 한때는 배를 타야 한다고, 한때는 수레를 타야 한다고, 한때는 날개를 달아야 한다고 여겼고요. 틀림없이 두 다리로도 나들이를 다닙니다. 참말로 말이나 배나 수레나 날개로도 나들이를 다녀요. 그러나 맨몸으로 어디로든 돌아다닐 만해요. 맨몸이어도 이 별을 떠나 다른 별을 다녀와요. 곁에서 나무를 보고 돌을 보면 알 만해요. 둘레에서 풀을 보고 물방울을 보면 알 만하지요. 바람을 읽고 빛을 헤아린다면 모든 숨결은 홀가분하게 어디로든 흐릅니다. 바람을 못 읽고 빛을 안 헤아린다면 틀에 갇혀 꼼짝을 못하기 마련이에요. 《나무 나라 여행》은 나무가 즐겁게 살아가며 놀고 어울리는 터를 마주하는 아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하나씩 배운 길을 들려줍니다. 나무한테는 목소리가 없을까요? 나무한테는 손발이 없을까요? 나무한테는 꿈이 없을까요? 나무한테는 놀이가 없을까요? 우리는 우리 몸뚱이만 바라보면 하나도 모르고 맙니다. 마음으로 나무를 만나 봐요. 마음으로 나무를 사귀어 봐요. 나무가 알려주는 재미나며 멋진 마실수다를 들어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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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아저씨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8
조은수 지음, 김선배 그림 / 한솔수북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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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83


《손가락 아저씨》

 조은수 글

 김선배 그림

 한솔수북

 2005.10.15.



  손가락이 다치면 되게 아픕니다. 팔다리가 다칠 적에도 아픕니다만, 손발가락이 다칠 적이라고 안 아플 수 없어요. 어쩌면 ‘큰 몸뚱이’인 팔다리가 아플 적에는 어찌저찌 꿋꿋하게 참기도 할 터이나, ‘작은 몸뚱이’인 손발가락이 아플 적에는 어찌저찌 씩씩하게 참기가 어렵지 싶어요. 팔이 다쳤어도 손가락이 멀쩡하면 밥을 짓거나 수저를 쥐어요. 팔이 멀쩡해도 손가락이 다치면 밥을 못 짓고 수저도 못 쥡니다. 다리가 다쳤어도 발가락이 멀쩡하면 일어서거나 엉거주춤 걸어요. 다리가 멀쩡해도 발가락이 다치면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해요. 《손가락 아저씨》는 손가락만큼 작은 아저씨이면서 ‘손가락’ 그대로 아저씨가 살아가는 나날을 보여줍니다. 손가락 아저씨는 손가락처럼 작은 몸으로 숱한 삶을 맞닥뜨려요. 손가락마냥 조그맣지만 손가락처럼 힘세고 든든하게 이 일 저 일 마주합니다. 열 손가락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열 발가락도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머리털 하나도 대수롭지요. 큰 몸뚱이여도 작은 몸뚱이여도 모두 살뜰한 우리 겉옷이에요. 우리 몸은 크거나 작거나 하나가 되어 움직입니다. 한넋으로, 한빛으로, 한숨결로 한살림을 가꿔 나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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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님 안데르센 그림책 10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원작, 니시마키 가야코 그림,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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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467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님》

 H.C.안데르센 글

 니시마키 카야코 그림

 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2005.3.5.



  아마 열 살이 되기 앞서 두발자전거를 처음 탔을 텐데, 2000년으로 접어들 즈음부터 제 손으로 자전거를 장만해서 탔으니 얼추 스무 해 남짓입니다. 어버이가 사준 자전거라든지, 신문사지국에 있던 신문자전거는 ‘얻어탔다’면, 손수 일해서 번 돈으로 장만한 자전거는 사뭇 다릅니다. 자전거집으로 끌고 가서 손질하기도 하지만, 웬만한 손질은 스스로 해내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우리 집 자전거 가운데 하나를 순천에 있는 어느 자전거집에 맡겼는데 아주 엉망으로 건드렸습니다. 그 자전거집이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자전거를 모른다’하고 ‘자전거를 안 사랑한다’고 느껴요.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님》은 조그마한 풋콩이 바닥에 한 톨 있어도 잠자리가 고르지 못한 줄 느낀 아가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잠자리에 숨긴 풋콩’을 다룬 그림책이요 옛이야기입니다만, 시골순이나 시골돌이는 풀내음이나 풀빛 하나로 나물을 알아채요. 밥 끓는 냄새로 언제 끄고 뜸을 들이면 되는지 알아요. 삶으로 익힌 길은 솜씨가 되지만, 돈바라기로 치레하는 겉모습은 그저 거짓이요 눈가림이에요. 눈속임은 곧 환하게 드러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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