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사나이 소바즈 - 물구나무 004 파랑새 그림책 4
제니퍼 달랭플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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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23


《숲의 사나이 소바즈》

 제니퍼 달랭플

 이경혜 옮김

 파랑새

 2002.8.12.



  모기는 아무나 안 물어요. 피가 막힌 사람을 느끼면 가만히 날아앉아서 콕 바늘을 꽂아요. 벌레는 아무나 안 물어요. 몸이 고단한 사람을 보면 살며시 다가와서 볼볼 기다가 콱 깨물어요. 비는 아무 때나 안 와요. 이 땅이 메마르거나 지저분하면 말끔하면서 시원하게 씻으려고 내려와요. 바람은 아무 때나 안 불어요. 하늘이 매캐하거나 갑갑하면 상큼하면서 기운차게 다독이려고 찾아와요. 길잡이는 풀꽃나무입니다. 이웃은 새입니다. 동무는 풀벌레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스스로 서면서 슬기로운 사랑으로 빛날 숨결입니다. 《숲의 사나이 소바즈》는 서울내기도 시골내기도 아닌 숲내기로 살림을 짓는 길일 적에 스스로 어떻게 달라지고, 둘레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보여줍니다. 종이꾸러미로 엮은 책이어야 배울 만하지 않습니다. 이름난 먹물꾼이 들려주는 말이어야 들을 만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열고서 눈을 뜨기로 해요. 사랑을 밝히면서 꿈을 꾸기로 해요. 하루를 어떻게 짓고 싶은가요. 오늘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서로 어떤 눈빛으로 만나고 싶은가요. 어른은 어느 곳에서 참말로 어른스러울 만할까요? 아이는 어느 자리에서 참으로 아이다울 만할까요? 우리가 발을 디딘 이곳은 푸르면서 파란 별입니다. 우리는 모두 별빛사람입니다. ㅅㄴㄹ


#JenniferDalrymple #Sauv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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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아기 괴물
완다 가그 글.그림, 정성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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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00


《심술쟁이 아기 괴물》

 완다 가그

 정성진 옮김

 지양사

 2010.7.7.



  일꾼을 거느리면서 에헴에헴하는 집안이 있습니다. 이런 집안에서 나고자라느라 어른 흉내를 내며 에헴에헴하는 아이가 있어요. 새를 어깨에 앉히고서 같이 노래하는 집안이 있어요. 이런 집안에서 태어나면서 새랑 노는 길을 배우는 아이가 있고요. 아이한테는 마음이 있기에 저 스스로 앞길을 새롭게 헤아려서 나아가기 마련이라, 사랑스레 돌보는 손길을 타면서 크는 아이라면 알게 모르게 포근손이라는 숨결이 온몸으로 스며들어요. 매몰차게 나무라거나 닦달하는 손길을 받으면서 크는 아이라면 스스로 활개를 펴지 못하기 마련이면서, 어른이 시키는 길을 고분고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심술쟁이 아기 괴물》은 “The Funny Thing”이란 이름으로 1929년에 처음 나왔다고 합니다. 완다 가그 님이 셋째로 선보인 그림책이에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여섯 동생을 건사하느라 참 바빴겠구나 싶은데, “툴툴쟁이 아기 깨비”를 바라보기보다는 “재미난 일”을 헤아리는 눈썰미이며 숨결을 물씬 느낄 만합니다. 무엇보다 숲을 아끼는 마음결이면서, 모든 어린 목숨붙이를 돌보는 마음씨입니다. 다그치지도 윽박지르지도 않는, 아니 그저 포근포근 감싸고 나긋나긋 달래고 사근사근 이야기하는 마음빛입니다. 사랑이기에 모두 녹여냅니다. ㅅㄴㄹ


#TheFunnyThing #WandaG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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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크레파스 풀빛 동화의 아이들
엘렌느 데스퓨토 그림, 로버트 먼치 글, 박무영 옮김 / 풀빛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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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8


《이상한 크레파스》

 로버트 먼치 글

 엘렌느 데스퓨토

 박무영 옮김

 풀빛

 2002.3.20.



  풀밭에 앉아서 논 아이라면 풀빛이 다 다를 뿐 아니라, 풀포기 하나에서도 모든 푸른 숨결이 다른 줄 알아챕니다. 나무를 안고 타면서 논 아이라면 나무빛도 다 다른데, 잎빛도 모조리 다른 줄 느낍니다. “Purple Green and Yellow”라는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이 한국에는 《이상한 크레파스》라는 이름으로, 그야말로 ‘이상하게’ 나온 적 있습니다. 책이름을 왜 뜬금없이 ‘다르게(이상하게)’ 붙여야 할까요? 보라·풀빛·노랑이 어우러져서 즐겁고 아름답게 놀이를 지으면서 언제나 새롭게 노래하는 아이들 손길이며 발걸음이 담뿍 묻어나는 그림책이거든요. 크레파스가 얄궂거나 아리송할 일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그리는 대로 새롭게 이루어지거든요. 크레파스가 안 좋거나 뚱딴지일 일도 없어요. 우리 마음에 흐르는 생각을 사랑스레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그림이란 옷으로 입히면 놀라운 힘을 내요. 한 손에 붓을 쥐고, 다른 손에 나뭇가지를 쥡니다. 한 손에 돌멩이를 쥐고, 다른 손에 꽃송이를 쥡니다. 우리 손은 다 다른 노래로 피어납니다. 우리 발걸음은 늘 신나게 춤춥니다. 아이 곁에서 같이 꿈그림을 그려 볼까요? 아이랑 나란히 앉아서 우리 하루그림을 빚어 볼까요? 온누리 가득한 숱한 빛깔로 알록달록 싱그럽게 사랑을 그려 봐요. ㅅㄴㄹ


#RobertMunsch #HeleneDesputeaux #PurpleGreenand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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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두
정희선 지음 / 이야기꽃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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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7


《막두》

 정희선

 이야기꽃

 2019.4.8.



  모든 어머니는 아이였습니다. 모든 아버지도 아이였어요. 아이로 태어나서 살아가지 않고서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할머니는 어머니였어요. 모든 할아버지는 아버지였지요. 어머니랑 아버지라는 길을 걷지 않고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사람은 없어요. 다만, 어버이란 길은 지나지 않고 어른이란 길을 가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기도 합니다. 꼭 짝을 맺어서 아이를 낳아야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니니까요. 아이로 살면서 노래하고 놀고 뛰고 달리고 꿈꾸고 사랑하고 얼크러지던 하루하루가 어른이란 몸에 고스란히 흐릅니다. 아이로 지내면서 이야기하고 날아오르고 나무를 타던 손길이 어우러지던 나날이 어버이란 마음에 그대로 감돕니다. 《막두》는 부산 저잣마당 한켠에서 다부지게 일하는 할머니 한 분이 살아온 걸음걸이를 들려줍니다. 저잣마당 할머니는 언제부터 할머니였을까요. 할머니 마음에는 어떤 어린 숨결이 씨앗으로 흐를까요. 할머니가 고스란히 품으면서 아낀 어린 씨앗은 오늘 둘레에 어떻게 흩뿌리는 손길로 새롭게 빛날까요. 할머니는 도마에 올린 물고기를 척척 손질하면서 노래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어느새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새롭고 의젓한 어른이란 길을 걷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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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가 간다 마음속 그림책 12
박종채 글.그림 / 상상의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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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6


《두꺼비가 간다》

 박종채

 상상의힘

 2016.4.16.



  먼먼먼 옛날부터 사람 곁에는 숱한 숨결이 어우러졌어요. 무엇보다 풀꽃나무가 같이 있어요. 풀꽃나무 곁에는 풀벌레랑 벌나비가 함께 있어요. 풀벌레랑 벌나비 둘레에는 개구리에 두꺼비에 맹꽁이에 뱀이 나란히 있어요. 이들 언저리에는 여러 짐승이 도사리고, 여러 짐승 가까이에는 갖은 새가 춤춥니다. 냇물이며 바닷물에는 가없는 바다벗이 헤엄치고요. 이 모두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빠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랑스레 살아가자면 바로 이 숱한 숨결을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고이 품으면 돼요. 《두꺼비가 간다》는 바다에 빠져서 그만 목숨을 잃고 만 아이들을 그리면서 빚은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입시지옥으로 오랫동안 앓고 아프며 시달리며 괴로운 아이들’을 그리면서 빚는 그림책도 언젠가 나오려나 궁금합니다. 돌림앓이가 불거지면서 ‘배우는 길은 학교란 곳만이 아닌 마을이며 숲이며 이 푸른별 모두’라는 대목을 짚는 슬기롭고 상냥한 눈길로 빚는 그림책도 언젠가 나올는지 궁금해요. 두꺼비는 해마다 몸집이 자랍니다. 얼핏 보면 엄청 커 보이지만 속몸은 조그맣지요. 게다가 풀밭에서는 얼마나 날렵한가요. 흙빛을 담고 풀빛을 먹고 바람을 노래하는 두꺼비는 살가운 우리 이웃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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