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23.


《인어 사냥》

 차인표 글, 해결책, 2022.10.14.



파랗게 트인 하늘을 바라본다. 아직 곳곳에 작게 있는 거미줄을 본다. 〈숲노래 책숲〉 한켠에 흰민들레가 돋았다. 겨울끝뿐 아니라 가을끝에도 민들레가 오르지. 나팔꽃도 논두렁에서 자란다. 오늘은 벌교를 거쳐서 인천으로 간다. 이웃님 달구지를 함께타는데, 이웃님이 쉼터에서 기름을 잘못 넣었다네. 끌수레를 부른다. 한나절 실랑이를 한다. 달구지를 고친다. 다시 길을 나선다. 벌써 지친다. 숱한 사람이 기나긴 길에 달구지를 몬다. 부대끼고 섞이고 밀리느라 책을 쥘 겨를이라든지 읽을 틈을 내기란 힘들겠구나 싶다. 바쁠수록 하루를 새삼스레 쪼개어야 책틈이든 책겨를이든 책짬이든 낼 텐데, 큰고장·서울에서는 일터에 앞서 길에서 이미 잔뜩 시달리겠지. 그저 쉬거나 놀고 싶을 만하지 싶다. 《인어 사냥》을 읽었다. ‘읽는글(문학)’보다 ‘영화글(시나리오)’에 가까운 듯싶다. 글을 잘 쓰셨다고 느낀다. 땀방울이 드러난다. 그러나 섬·강치하고 물사람(인어)이 왜 얽히는지 흐릿하고, 살점·기름을 먹으면 안 죽는다는 얼거리도 짝이 잘 안 맞는구나 싶다. 고비를 놓고서 풀어가는 얼거리를 짤 수 있되, 이보다는 섬살림과 뱃살림과 집살림이 어떠한지 풀어내는 길을 그리면 한결 나았을 텐데. 삶·살림·사랑은 ‘밖(인어고기 + 영생)’이 아닌, ‘집(아이 + 어른 + 바다 + 흙)’에 있을 테니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


모든 미국인을 향한 나의 경고 (Tulsi Gabbard)

https://www.youtube.com/watch?v=_5SKv3EW7hM


전투기는 국산인데 ‘심장’은 미국산…KF-21에 ‘한국 엔진’ 달면 생기는 일 [밀리터리+]

https://v.daum.net/v/20261022200318543


‘김정은 사망설’에 北 인터넷 ‘대규모 접속장애’까지…무슨 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6/0000128661?sid=100


10년 만에 부활하는 특별감찰관…‘김현지·윤석열 정부 감찰’ 가능할까

https://v.daum.net/v/20261022152844569


“산은 이전 않기로” 이억원 발언 파장

https://v.daum.net/v/20261022183803663


"프랑스 시위는 이민자 탓" 트럼프 주장에…마크롱 "어리석다" 폭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429894?sid=104


"원룸 월세 150만원·맥주 한잔 2만원"..경제난에 불타는 프랑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39350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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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힐링healing



힐링 : x

healing : (몸이나 마음의) 치유[치료]

ヒ-リング(healing) : 힐링; 치유; 치료; (특히, 현대인의) 마음의 병을 치유함

치유(治癒) :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

치료(治療) :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함 ≒ 가료(加療)·요치

다스리다 : 6. 병을 낫게 하다 7. 몸이나 마음을 가다듬거나 노력을 들여서 바로잡다



영어 ‘힐링(healing)’은 “(몸이나 마음의) 치유·치료”를 뜻한다지요. 한자말 ‘치유(治癒)’는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을 뜻합니다. 한자말 ‘치료(治療)’는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함”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한자말 ‘치유·치료’를 쓰든 영어 ‘힐링’을 쓰든, 우리말로는 ‘다스리다’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어느 영어나 한자말이든, 몸마음을 다스려서 나으려는 길입니다. 이모저모 헤아리면서 ‘다독이다·다독다독·다독거리다·다독대다·다독꽃·다독빛’이나 ‘다스리다·다스림·다스리기·다스림길’이나 ‘달래다·달램·달램꽃·달래기’로 고쳐씁니다. ‘돌보다·돌봄·돌봐주다·돌봄결·돌봄새’나 ‘보듬다·보듬보듬·비다듬다·비듬다’로 고쳐써요. ‘쉬다·쉼·쉼꽃·쉬움꽃·쉬어가다·숨돌리다·숨고르다·한숨돌리다·한숨고르다’나 ‘어루만지다·어르다·이슬털기·추스르다·토닥이다·토닥토닥’으로 고쳐쓰지요. ‘쓰다듬다·쓰담쓰담·쓰담하다·쓰담질·쓰담짓·쓰다듬길·쓰담길·쓸다듬다’나 ‘녹다·녹아나다·녹이다·녹여내다·눅이다·눅잦히다’나 ‘궁디팡팡·궁뎅팡팡·궁둥팡팡’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풀다·풀리다·풀려나다·풀어내다·풀어보다·풀어놓다·풀어주다’나 ‘씻김·씻김굿·씻다·씻이·씻어내다’나 ‘넋씻이·넋받이·넋달램·넋풀이·마음씻이’로 고쳐쓸 만합니다. ‘눈물씻이·눈물씻기·눈물씻다·눈물털기·눈물털다’나 ‘나긋하다·나긋·나긋나긋·나긋이·느긋하다·느긋·느긋느긋·느긋이’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꽃·즐겁다·밝다·밝음·밝길·밝꽃’이나 ‘맑다·맑음·말갛다·맑밝·맑밝다·맑밝꽃·맑고밝다·말긋말긋’으로 고쳐씁니다. ‘신·신꽃·신빛·신나다·신명·신명나다·신명꽃·신명빛·신바람·신바람나다·신바람꽃·신바람빛’이나 ‘해치우다·해제끼다·헹구다·헤다’로 고쳐쓰며, ‘가만히·가만하다·가만·가만가만·가볍다·가벼이·홀가분하다·환하다·훤하다’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평일이라 기사 포함해서 승객이 예닐곱 명 정도로 한적했어. 그때 남편에게서 문자가 온 거야. “힐링 잘하고 와.”

→ 여느날이라 길라잡이까지 해서 길손이 예닐곱 남짓으로 적어. 그때 짝지가 쪽글을 해. “잘 쉬고 와.”

→ 여느때라 길눈이까지 해서 손님이 예닐곱 즈음으로 조용해. 그때 곁님이 쪽글을 보내. “잘 달래고 와.”

→ 여느길이라 길잡이까지 해서 손님이 예닐곱쯤으로 한갓져. 그때 곁님한테서 쪽글이 와. “잘 보듬고 와.”

《행복의 민낯》(하이힐과 고무장갑, 샨티, 2013) 68쪽


셀프 힐링을 시작한 학생들의 수련 일지를 보면 이구동성으로

→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 배움이가 쓴 글을 보면 한목소리로

→ 스스로 밝은마음 되기를 한 이들이 쓴 글을 보면 한결같이

→ 스스로 맑은마음 되기를 한 이들이 쓴 글을 보면 하나같이

《애니멀 레이키》(혜별, 샨티, 2014) 61쪽


내 옷을 내가 직접 만들어 입는 일은 뜻밖에 힐링이 된다

→ 내 옷을 내가 지어 입는 일은 뜻밖에 즐겁다

→ 내 옷을 손수 지어 입으면 뜻밖에 신난다

→ 내 옷을 손수 지어 입으면 뜻밖에 마음이 환하다

→ 내 옷을 손수 지어 입으면 뜻밖에 마음이 맑다

《회사를 해고하다》(명인, 삼인, 2018) 113쪽


사오리를 만나면 힐링이 돼

→ 사오리를 만나면 홀가분해

→ 사오리를 만나면 환해

→ 사오리를 만나면 누그러져

→ 사오리를 만나면 느긋해

→ 사오리를 만나면 즐거워

《솔로 이야기 6》(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7쪽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엔 딱 좋은 힐링 공간이다. 황금도 잊고 복도 잊고, 잠시 지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 어지러운 머리를 식힐 만한 느긋터이다. 돈도 잊고 꿈도 잊고, 지친 숨을 살며시 고르고 싶을 때

→ 어수선한 머리를 식히는 꽃채이다. 돈도 잊고 길도 잊고, 지친 숨을 가만히 고르고 싶을 때

《마산·진해·창원》(김대홍, 가지, 2018) 55쪽


누군가는 차를 우리는 과정이 정신 수양이나 힐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 누구는 잎물을 우릴 적에 마음을 벼리거나 쉬기 때문이라고 한다

→ 어느 분은 잎물을 우리며 마음을 닦거나 숨돌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31쪽


내게 이 시간은 살짝 숨을 돌릴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다

→ 나는 이때에 살짝 숨을 돌린다

→ 나는 이무렵에 살짝 숨을 고른다

→ 나는 이 틈에 살짝 쉴 수 있다

→ 나는 이럴 때 살짝 쉰다

→ 나는 이동안 살짝 느긋하다

→ 나는 이제 살짝 홀가분하다

《여학교의 별 3》(와야마 야마/현승희 옮김, 문학동네, 2023) 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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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홈스테이homestay



홈스테이 : x

homestay : 홈스테이 (외국 유학생이 체재국의 일반 가정에서 지내기)

민박(民泊) : 여행할 때에 전문 숙박업소에서 묵지 않고 일반 가정집에서 묵음. 또는 그런 집. 보통 휴가철에 일정한 돈을 내고 농어촌 지역의 가정집에서 취사 및 숙박을 하는 경우를 이른다 ≒ 민숙(民宿)

ホ-ムステイ(homestay) : 홈스테이; 유학생 등이 현지 가정에 묵으면서 다양한 생활 체험을 하는 것



여느 살림집에서 하루를 묵는 일을 놓고 영어로는 ‘homestay’라 하고, 한자말로는 ‘민박’이라 합니다. 우리말로는 ‘묵다·지내다·머물다’라고만 했어요. 지난날에는 따로 길손집이 없다시피 했고, 어디에서나 여느 살림집만 있었기에 ‘묵다·보내다·지내다·머물다’를 썼는데, 요즈음 흐름을 살핀다면 ‘마을집묵기·마을집살이·고을집묵기·고을집살이’처럼 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집에서 먹는 밥을 ‘집밥’이라 하듯, 여느 집에서 밤을 누린다는 뜻으로 ‘집밤’ 같은 말을 지어 보아도 재미있습니다. ‘마을밤·마을집·고을밤·고을집’이라 해도 될 테고요. ‘집·사람집·손님집·손님채’나 ‘있다·자다·잠자다’나 ‘자리·잠자리·자는곳’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체류 이틀째에는 지역 주민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한다

→ 이틀째에는 마을 분 집에서 머문다

→ 이틀째에는 마을 분 집에서 함께 지낸다

→ 이틀째에는 마을 살림집에서 묵는다

→ 이틀째에는 마을집묵기

→ 이틀째에는 마을에서 집밤을 한다

《도쿄 셔터 걸 3》(켄이치 키리키/주원일 옮김, 미우, 2016) 61쪽


유학 시절, 홈스테이를 하던 집에

→ 배움마실을 하며 지내던 집에

→ 배움마실을 하며 머물던 집에

《도쿄의 부엌》(오다이라 가즈에/김단비 옮김, 앨리스, 2018) 30쪽


멕시코에 건너가 홈스테이를 했다

→ 멕시코에 건너가 마을집서 묵었다

《외국어 전파담》(로버트 파우저, 혜화1117, 2018) 5쪽


말하자면 홈스테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 말하자면 집밤하고 비슷한 얼개로

→ 말하자면 집에서 묵는다 할 수 있어

《북한 여행 회화》(김준연·채유담, 온다프레스, 2019) 63쪽


홈스테이를 열고 있는

→ 마을집을 연

→ 집밤을 연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양진채, 강, 2021) 71쪽


홈스테이 할 곳도 정해졌다

→ 머물 곳도 찾았다

→ 지낼 곳도 잡았다

→ 잠자리도 두었다

《아카네 이야기 17》(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6)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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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25 낯선 사람을 멀리하라

책벌레수다 : 누구 ‘낯’을 보는가



  ‘낯설다’라는 낱말을 언제 쓰는지 곱씹으면, “익숙하게 보는 낯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이때에는 “나는 사람을 새롭게 본다든지,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든지, 다 하기 싫다“고 여긴다. ’왜 내가 스스로 바뀌면서 마음을 열어야 해? 난 마음을 안 열면서 옛날 그대로 갈래!” 같은 몸짓이 단단하다. ‘낯설다’는 말을 자꾸 하는 이라면, “내가 가는 틀대로 네가 바뀌어서 나한테 맞추고 따라와야 하지 않아?” 하고 윽박지른다고 할 수 있다. 낯설어서 싫고, 낯설어서 거북하고, 낯설어서 힘들고, 낯설어서 모르겠다고 외치는 굴레라고도 할 만하다.


  한글만 읽은 사람이라면 일본글도 한자도 영어도 네덜란드글도 낯설다. 영어만 아는 사람이라면 네덜란드글하고 독일글이 뭐가 다른지 영 낯설 뿐 아니라 아예 모른다. 영어나 프랑스말만 알면, 덴마크글과 노르웨이글과 스웨덴글이 다를 뿐 아니라, 핀란드글은 아주 딴판인 글인 줄 영 모르겠지. 체코글과 슬로바키아글이 다르고, 헝가리글과 폴란드글이 다른 줄 알아볼 사람도 드물 테고.


  ‘낯설다’라는 낱말이 무슨 뜻인지 차분히 읽어야 한다. ‘낯설다’는 나쁜말이지 않다.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낯이다”라는 뜻이다. 이리하여 문득 ‘낯설다’라는 낱말이 튀어나온다면, 우리는 늘 두 갈래 가운데 하나로 가게 마련이다. 이제까지 본 적이 없으니 더 다가서고 더 지켜보고 더 기다리고 더 귀담아듣고 더 눈여겨보면서 ‘낯익다’로 스스로 바꿀 때까지 새롭게 배우는 길이 하나이다. 또한, 낯설다는 핑계와 빌미와 탓을 들면서 오히려 고개돌리고 눈감도 등돌리고 손사래치고 밀치고 따돌리는 길이 둘이다.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낯설다’라는 낱말을 안 쓴다.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새롭다’라는 낱말을 쓴다. 새롭기에 더 곁에 서면서 차근차근 배우고 받아들일 뿐 아니라, 자꾸자꾸 말을 걸고 묻고 듣고 이야기를 이으면서 마음을 주고받는다. 새롭기에 더 찾아나서고, 더 알아보려 하며, 더 익혀서 기쁘게 맞아들이려고 한다.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새글을 읽고 새말을 듣고 새책을 찾는다.


  ‘새책’은 “갓 나온 책”이 아니라 “아직 모르는 책”이요, “아직 모르기에 이제부터 읽고 삭이고 새기고 배우면서 즐겁게 품고 싶은 책”이다. 이리하여 ‘새롭다’고 여기는 사람은 스스로 피어나고 거듭나고 깨어난다. 이와 달리 ‘낯설다’고 여기는 사람은 가두고 닫고 누를 뿐 아니라, 밀치고 밟고 괴롭히기까지 한다. 낯선 사람도 무엇도 모두 없어야 걱정없이 ‘그대로(권력유지)’ 갈 수 있다고 여기니까.


  나라(정부·국가·사회)에서 꾀하는 ‘배움터(학교교육·공교육)’는 ‘새롭다’하고 먼 채 ‘낯설다’에 가깝다. 이른바 불바다(대학입시)는 모든 다 다른 어린이와 푸름이가 모두 똑같은 것만 머리에 담아서 모두 똑같이 풀고(시험문제 해답작성) 모두 똑같은 마음으로 굳혀가기를 바라는 틀이다. ‘제도권교육’이라는 이름도 쓰는데, ‘제도권교육 = 틀에 맞추기 = 안 낯설게 하기’이다. 낯선 일은 아예 등돌리고, 낯선 사람은 아예 멀리하고, 낯선 책은 아예 안 읽고, 낯선 이야기는 아주 귀닫는 길이 ‘제도권교육(공교육·국가교육)’이기도 하다. 이 나라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보고 똑같이 듣고 똑같이 움직이는 꼭두각시(인형·로봇)이 되기를 바라기에, ‘낯설다’라는 낱말을 자꾸자꾸 퍼뜨리려고 한다.


  사람들이 ‘새롭다’를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배우기를 바라지 않는 나라(정부·국가·사회)이기에 “낯선 사람을 멀리하라!” 같은 말을 일삼는다. 이러한 말은 ‘가해자 권리 보장’만 하되, ‘피해자 권리 복구’에는 마음이 없다. 새롭기를 바라지 않는 나라는 ‘그대로(권력유지)’여야 벼슬자리(위계질서·신분계급)를 고스란히 지킨다.


  누구라도 새롭게 바라본다면, 사람들이 새롭게 눈뜬다면, 담벼락을 걷어내고 벼슬자리를 치울 테니까,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안 배우도록’ 길들이려고 ‘낯설다’라는 굴레를 심는다. 이런 얼거리는 열아홉 살에 이른 푸름이한테 ‘열손가락 그림따기(십지지문채취)’하고 맞물린다. 우리나라만 모든 사람한테서 열손가락 그림따기를 한다. 다른 모든 나라는 말썽꾼(범죄자)한테서만 열손가락 그림따기를 하지. 다시 말하자면, ‘낯설다 = 우리쪽(아군)이 아니다’라는 틀이다. 담벼락을 높이 쌓아서 이쪽(인싸·권력)으로 들어올 때에만 지켜주겠다는 틀을 ‘낯설다’라는 낱말을 바탕으로 엿볼 수 있다.


  처음부터 담벼락이 없이, 누구나 배우고, 서로서로 어깨동무하고, 왼오른을 안 가르고, 순이돌이(여남)가 사랑으로 마주하고, 모든 고을이 골고루 어울리는 길일 적에는, 언제나 ‘새롭다’라는 낱말로 하루를 열고 마음을 나눈다. 왜 갈수록 왼오른(좌우)을 쩍쩍 가르면서 불씨를 당기려 하겠는가? 우리는 왼손과 오른손을 나란히 써야 살림을 짓고 빚고 가꾸고 일굴 수 있으니, 한 손만 남아서 아무것도 스스로 안 짓고 안 빚고 안 가꾸고 안 일구기를 바라는 나라인 셈이다.


  사람들이 손수짓기(자급자족)를 하면 나라(정부·국가·사회)가 눈가림이나 눈속임을 못 한다. 언제까지나 눈가림과 눈속임으로 벼슬자리를 지키려고 ‘손수짓기 못하는 틀’을 세우려고 한다. 찬찬히 짚어 보자. 우리가 먼길을 떠나면서 만나는 모든 이웃사람은 ‘새롭’다. 우리는 낯선 사람을 만나러 나들이를 하지 않는다. ‘새롭’게 만나서 함께 배우고 이야기할 이웃을 마주하려 한다. 아직 말도 낯도 모르는 누구를 만나면서 말을 섞고 하루를 지내고 생각을 지피려고 먼길을 나선다.


  ‘낯선곳’이 아닌 ‘새곳’으로 가려는 길이기에 ‘나들이(여행)’이다. 사람들이 새곳으로 나들이를 안 하기를 바라는 나라인 터라, ‘구경(관광)’으로 옭아매려 한다. ‘낯설지 않은 판박이’를 모든 사람이 똑같이 좋아하기를 바라는 나라라서 ‘구경(관광산업)’을 키우고, ‘나들이·마실(여행)’을 억누르거나 없애려고 한다고까지 말할 만하다.


ㅍㄹㄴ


“총독 녀석, 무능한 주제에 으스대기는! 원래는 그냥 장부 담당자였대. 하, 열 받아! 장부 담당 자리도 아깝지. 참수 집행자가 딱 어울려.” “댐피어는 남의 험담을 할 때 제일 생기가 도는구나.” … 에라스모가 갑자기 내게 물었지. “이 땅에 대해 알아서 뭐 하려고? 식민지로 삼게?” 《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6》 90, 117쪽


할머니는 밀농사만큼 수월하고 쉬운 게 없다고 했다. 밭에 씨만 뿌려 놓으면 비료를 안 줘도 약을 안 쳐도 할머니 키를 넘어서 더 크게 훌쩍 자라는 작물이 밀이라고 했다. 《씨앗 할머니의 비밀》 50쪽


별거 중인 아버지와 오랜만에 가진 오붓한 시간은 곧 오랜 작별로. 그런 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손을 흔드는 아들이 아버지의 진짜 직업을 알게 되는 건 이로부터 10년 후. 그래도 그는 아버지를 싫어할 수 없었습니다. 《행복한 밥 3》 49쪽


“마코토, 자신감 가져. 네 장점은 다정함이지만 그 다정함은 단점이기도 해.” … ‘마코토 님과 함께 있으면 나 자신이 별로 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시절의 내가 지금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사랑스런 쿠니타마 3》 107, 158쪽


마스크가 가장 신성한 것이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방역이라 자화자찬이다. 코로나19의 완전한 해결은 그간 전 세계로 확산된 상황으로 볼 때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회학자의 어떤 처음》 29쪽



《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6》(토마토수프/정혜원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6.5.15.)

#ダンピアのおいしい冒險 #トマトス-プ 

《씨앗 할머니의 비밀》(김신효정 글·문준희 사진, 소나무, 2018.11.25.)

《행복한 밥 3》(우노메 산타/오경화 옮김, 텀블러북스, 2017.6.30.)

#しあわせゴハン #魚乃目三太

《사랑스런 쿠니타마 3》(앗치 아이/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5.12.31.)

#愛しの國玉 #アッチあい

《한 사회학자의 어떤 처음》(박길성, 나남, 2020.10.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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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네 이야기 17
유키 스에나가 지음, 모에 타카마사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2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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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1.1.

책으로 삶읽기 1206


《아카네 이야기 17》

 스에나가 유키 글

 모우에 타카마사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6.10.25.



《아카네 이야기 17》(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6)을 읽었다. 길을 잃은 줄거리는 아예 길을 팽개친 듯하다. ‘이야기’라고 할 적에는, 꽃길만 다루지 않는다. 이야기이니, 꽃길 곁에 가싯길을 나란히 둔다. 가싯길은 나쁘지 않다. 꽃길은 좋기만 하지 않다. 피어난 꽃은 반드시 져야 한다. 꽃이 시들지 않으면 씨앗을 못 맺으니, 이듬해에는 모두 죽는다. 피어난 꽃은 알맞게 흩날리다가 흙으로 돌아갈 노릇이요, 긴긴 겨울에 고이 잠드는 나날을 보내고서 새롭게 싹트는 철을 맞이한다. 물결이 치면서 오르내리듯, 모든 삶에는 왼오른이 나란하다. 왼길은 가싯길이고 오른길은 꽃길이다. 우리는 두 갈래를 나란히 거닐면서 암수라고 하는 두빛도 고르게 품는다.


《아카네 이야기 17》을 펴니, 대놓고 ‘이야기 없는 이름팔이’로 그친다. 아카네라는 아이가 그냥그냥 잘되고 잘팔리고 잘하는 줄거리만 짜서 보여주려고 한다면, 뭣하러 프랑스에 가고, 뭣하러 일본으로 돌아오는가. 일본이든 우리나라이든 마찬가지이다. 삶이라는 길을 손수 가다듬고 추스르고 다독이는 나날을 길게 보내기에 비로소 ‘삶·살림·사랑’을 하나로 잇고 엮어서 ‘사람·사이·새’라고 하는 길을 이야기로 구슬처럼 남기고 나누게 마련이다.


다른 그림꽃 《드래곤 볼》을 보면, 주먹다짐 한 판을 여러 자락으로 길게 늘어뜨려 보여줄 뿐 아니라, 손오공을 비롯한 모두가 어떻게 몸마음을 다스리고 갈고닦고 추스르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얼핏 너무 길게 늘어뜨리는 듯 보이지만, 이렇게 ‘밑바닥’을 보여주어야 비로소 ‘이야기’가 싹튼다. 밑바닥이 없이 어떤 삶이 있겠는가? 밑바닥이 없는데 무슨 이야기가 있는가? 밑바닥을 슥 건너뛰면, 가시밭과 돌밭에서 가시와 돌을 하나하나 고르고 솎는 긴긴 나날을 슥 가로지르면, 아무런 이야기가 없이 ‘뽕(국뽕·일뽕)’에 사로잡혀서 흐물거릴 뿐이다.


ㅍㄹㄴ


“3년 동안 고마웠어, 프랑스. 돌아왔다! 도쿄!” 65쪽


“하나도 안 대단해 보이는데.” “뭐? 그보다 왜 그렇게 시비조야? 이래봬도 네 선배라고! 듣고 있어?” 75쪽


“어지간히 사로잡혀 계시군요. 시구마의 기예에.” 182쪽


#あかね? #末永裕樹 #馬上鷹? www.shonenjump.com/j/rensai/akane.html


+


이유가 있어서 지금은 취재를 일절 안 받고 있어요

→ 뜻이 있어서 요즘은 아예 만나지 않아요

→ 까닭이 있어서 요새는 이야기하지 않아요

38쪽


홈스테이 할 곳도 정해졌다

→ 머물 곳도 찾았다

→ 지낼 곳도 잡았다

→ 잠자리도 두었다

49쪽


당장의 목표는 다른 데 있어요

→ 바로 보는 곳은 달라요

→ 바로 할 일은 달라요

→ 눈앞일은 달라요

→ 눈앞은 다른 데를 봐요

113쪽


이 완급은 자막을 달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하겠지

→ 글씨를 달고서는 이렇게 다독일 수 없겠지

→ 글을 달고서는 이처럼 노늘 수 없겠지

→ 덧글로는 이처럼 둘러맞출 수 없겠지

12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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