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약속하는



글을 쓰기로 하며 다짐했다

나는 늘 나부터 되읽을 글을 쓰고

남한테 잘 보일 글을 삼가고

나중에 기쁘게 돌아볼 얘기를 쓰고

아이한테 물려줄 마음을 쓰고

먼 뒷날 사람이 살필 노래를 쓰고

스스로 눈뜰 하루를 담자고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묻는다

“우리, 뭘 함께할까요?”

곰곰이 생각하고 되새긴다

오늘부터 언제나 한결같이 기쁠

이 하루를 그리는 살림을 짓자고


2026.10.27.불.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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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꼬마 히틀러



사람이 태어날 적에 높낮이가 있을까? 높은이와 낮은이로 갈라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어. 모두 하늘빛을 품고서 태어나. 하늘빛에 ‘큰하늘빛’이나 ‘작은하늘빛’이 있을까? 아니지. 하나로 함께 있는 하늘이니, 누구나 ‘하늘아이’로 태어나서 철드는 사이에 ‘하늘어른’으로 피어나. 모든 사람은 나란히 ‘하늘사람(하늘빛사람)’이면서 하늘씨앗을 한 톨씩 일구지. 풀씨나 꽃씨나 나무씨에는 좋은씨·나쁜씨가 따로 없어. 그저 풀씨·꽃씨·나무씨란다. 사람도 좋은사람씨·나쁜사람씨가 따로 없어. 누구나 사람씨란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아이를 사랑하는 내리사랑을 펴며 하늘빛이 밝고, 어느덧 어른을 사랑하는 치사랑을 펴며 하늘빛이 맑아. 밝고 맑은 아이어른이기에, 사람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아름답고 즐겁게 이 살믈 누린단다. 그런데 “난 사랑받은 적 없어! 난 버림받았어!” 하고 외치면서 미움씨를 뿌린 사람이 나타나. 미움씨를 뿌리면서 ‘사랑아이·사랑어른’을 모두 끝장내고 싶은 나머지, “사랑없이 위아래로 금을 긋고 가르는 틀”을 세운단다. 위아래로 긋는 틀에 아무런 사랑도 빛도 노래도 없어. 위아래로 가른 담벼락에는 힘꾼·돈꾼·이름꾼만 있어. 바야흐로 위에 올라서려는 우두머리가 나오고, 스스로 꼭두에 서며 ‘임금’이 되었다고 외치지. 임금이란, 사랑없이 메마르고 사나워서 스스로 죽어가는 늙은이를 가리키는 이름이야. 요사이는 ‘대통령’이 임금 노릇일 텐데, 고을마다 시장·군수·도지사·국회의원·교육감·장관이 ‘작은임금’ 노릇을 하려고 나서네. 시의원·군의원·기관장에 부장·팀장·과장도 서로 ‘작은임금’으로 올라서려고 해. 어쩐지 다들 ‘꼬마 히틀러’가 되는구나. ‘꼬마 독재자’에 ‘꼬마 못난이’로 뒹굴면서도 좋아라 하네. 2026.10.18.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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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해력 : 투표하지 않는 것도 정치 참여일까? ㅣ 철수와영희 사회 문해력 1
김명정 지음, 이창우 그림 / 철수와영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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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10.28.

맑은책시렁 374


《정치 문해력 : 투표하지 않는 것도 정치 참여일까?》

 김명정 글

 이창우 그림

 철수와영희

 2026.10.10.



  《정치 문해력 : 투표하지 않는 것도 정치 참여일까?》를 읽었습니다. ‘정치읽기’를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들려주려는 책인 만큼, 글쓴이와 이야기(대화·토론)를 해본다는 마음으로 느낌글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쓰신 분은 ‘투표를 안 하면 방관자’라고 여기면서 ‘투표를 안 하는 탓에 최악이 뽑혀서 나라를 망친다’고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여기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턱대고 1번이건 2번이건 3번이건 4번이건, 누구라도 고르려고 하는 탓에 그만 나라를 망친다’고 느낍니다. 투표권에는 반드시 ‘기권하는 권리’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나오든 네 사람이 나오든, 뽑을 만한 일꾼이 안 보이면 ‘아무도 안 뽑을 권리’가 있습니다. 아무도 안 뽑기에 팔짱(방관자)이지 않습니다. ‘최고와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나 차악을 뽑아야 한다’고 말씀하는 분이 많은데, 저는 여태 ‘차선이나 차악’을 뽑은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차선을 뽑든 차차선을 뽑든, 차악을 뽑든 차차악’을 뽑든, 언제나 ‘나쁜놈(악)’을 뽑아버린 셈이로구나 하고 느낍니다.


  나라일꾼(대통령·지자체장·국회의원·기초의원)은 ‘뽑아준 이’를 좋아하되, ‘안 뽑아준 이’를 미워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전라남도 같은 고장은 어느 무리 깃발만 꽂으면 ‘95% 지지율’로도 뽑히기 일쑤요, 웬만하면 ‘80∼90% 지지율’로 뽑힙니다. 사람을 쳐다보지 않고서 깃발만 쳐다보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지율이 높게 뽑힌 사람일수록 일꾼하고 먼 발걸음이로구나 싶습니다. ‘차선이나 차악’으로 누가 뽑히더라도 ‘30∼40% 지지율’로 뽑힐 때라야 ‘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이렇게 높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30∼40% 지지율’로 뽑히는 ‘차선이나 차악’일 적에는, 섣불리 막나가거나 뒷주머니를 챙기려는 허튼짓을 못 하게 마련이거나, 덜 하게 마련입니다. 그만큼 그이를 쳐다보는(감시) 사람이 많은 줄 느낄 테니까요.


  내가 미는 이가 뽑혀야 좋은 일이 아닙니다. 내가 밀지 않은 이가 뽑히기에 나쁜 일이 아닙니다. 누가 뽑히든 나라를 아름답게 이끌면서 사랑스레 돌보는 일꾼이 서야 합니다. 어느 누가 뽑히든 허튼짓과 말썽과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만한 길을 세우고 틀을 닦아야 맞습니다. 우리는 ‘100% 투표율’로 가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투표율이 낮을 적에는 그만큼 ‘차선이나 차악’만 있다는, 또는 ‘차악이나 차차악이나 최악’만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기권하는 권리’로도 목소리를 냅니다. 나라일꾼으로 나설 사람은 언제나 ‘최고와 최선’이어야지, ‘차선이나 차악’은 아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지요. 이쪽 무리에서도 ‘최고와 최선’이 나와야 하고, 저쪽 무리에서도 ‘최고와 최선’이 나와야 하며, 그쪽 무리에서도 ‘최고와 최선’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최고와 최선’이 어느 무리에서도 안 보이면, 이때에는 우리 스스로 ‘기권하는 권리’를 떳떳하게 누리면서 “뽑을 놈 없는 선거라면, 아예 대통령도 국회의원고 지자체장도 기초의원도 빈자리로 남겨두자!”고 할 만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투표율 60% 밑’일 적에는 ‘당선자 없음’으로 벼슬자리를 비우면 됩니다. ‘지지율 40% 밑’일 적에도  ‘당선자 없음’으로 하면 됩니다. 구태여 결선투표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는 ‘대통령이나 시도지사나 국회의원이 없어도 멀쩡히 잘 굴러가는 나라’를 이미 겪었습니다. 대통령을 빈자리로 둔들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정부 여러 곳에서는 그곳에서 일을 오래 알뜰히 해온 사람들 ‘성과지표’가 있으니, 장차관이나 기관장은 내부승진으로 일을 맡기면 돼요. 또는 정부 여러 곳은 여러 실과국에서 실장과 과장과 국장이 한 달씩 돌아가면서 장차관이나 기관장을 맡으면 됩니다. 대통령 노릇도, 내부승진을 한 장차관이 다달이 돌아가며 맡아도 됩니다.


  왜 ‘투표를 안 하면서 목소리를 내는’지 물어보고 들어보고 알아볼 노릇입니다. 종이(투표용지)에 일부러 꾸지람글을 적어서 ‘무표효’를 내놓는 사람도 무척 많습니다. 우리는 이제 ‘기권하는 목소리’를 귀여겨들으면서, 거대정당뿐 아니라 대안정당과 진보정당 모두 고개숙여 뉘우치는 길을 밝혀야 할 때라고 봅니다.


+


《정치 문해력 : 투표하지 않는 것도 정치 참여일까?》를 쓰신 분하고 즐겁게 이야기꽃을 펴려는 뜻으로, 글쓴이하고 저하고 뜻이 다른 대목을 놓고서 덧말을 붙여 봅니다.



4쪽 : 수많은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에서 싸움은 피할 수 없습니다.

→ 싸우지 않을 수 없는 삶터이지 않습니다. 섞이지 않고 만나지 않기에 싸울 뿐입니다. 어울리고 마주하고 주고받기에 ‘다른 마음’을 나누는 사이에 풀어요. 안 만나고 안 얘기하니 싸웁니다. 삶터(사회)라서 싸울 까닭은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13쪽 : 본성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어떻게 타고난 기질을 쉽게 바꿀 수 있겠습니까.

→ 바탕을 왜 못 바꾼다고 함부로 여기나요? 타고난 몸마음은 못 바꾸지 않습니다. 아니, 타고난 몸마음을 쉽게 못 바꾼다고 함부로 여기느라 못 바꾸게 마련입니다. 스스로 날마다 배우는 사람은 스스로 날마다 새롭게 익힙니다. 배우려 하기에 몸마음을 가꾸지요. 몸마음을 가꾸는 사람은 밑바탕도 뼈대도 숨결도 스스로 새롭게 바꾸는 나날입니다.


30쪽 : 하물며 수백 명, 수천 명의 대표가 우리를 대신하여 정치를 맡는데 그 모든 공직자가 현명하고 정의롭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이상적입니다.

→ 누가 벼슬자리에 서더라도 바르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틀을 마련할 노릇입니다. 누가 자리를 맡든 엉터리에 멍청하고 추레하리라 여긴다면, 오늘날 같은 틀은 걷어치울 노릇입니다. 나라일꾼이 하나같이 엉터리에 멍청하고 추레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틀은 일찌감치 끝장내야 마땅합니다. ‘꿈같은’ 소리가 아니지요. 우리는 꿈을 이루려고 이곳에서 살아가는데, 꿈같은 소리라고 눙치거나 얼버무리지 않아야 합니다. 숱한 사람이 곳곳에서 나라일을 맡을 적에 누구나 알맞고 아름다우면서 올바르게 땀흘릴 틀을 다같이 마련하자고 생각을 기울이고 아이들한테 물려줄 일일 텐데요?


71쪽 : 당선이든 낙선이든 내가 한 투표는 결국 나에게 효능감을 줍니다.

→ 누가 붙든 떨어지든 대수로울 수 없습니다. 보람차거나 즐거우려고 뽑기(투표)를 하지 않습니다. 일할 사람을 찾으려는 뜻으로 한 사람을 뽑을 뿐입니다. 이러면서 가만히 지켜보고 살펴봅니다. 우리는 ‘보람(효능·효과·효용·효험)’이 아닌 ‘나라일’을 살피면서 뽑을 뿐입니다.


73쪽 : 투표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투표를 안 했으니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나랑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뽑힌 사람이 정치를 못하면 어떡할까요? 최소한 다음 선거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투표해야 이 사람이 또 당선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뽑기(투표권)’는 이쪽이냐 저쪽이냐일 수 없습니다. 이쪽과 저쪽에다가 그쪽까지 일꾼으로 마땅해 보이지 않을 적에는 어느 누구도 안 찍을 수 있습니다. ‘기권·무효’도 우리 목소리입니다. 어느 누구도 알맞아 보이지 않는다는 뜻을 밝힐 때에는, ‘누가 뽑히’든 일꾼으로 알맞지 않은 줄 보여줍니다. ‘득표율’이 얼마 안 되면서도 뽑힐 때라야, ‘뽑힌 이’가 사람을 두려워합니다. 그저 이쪽이건 저쪽이건 ‘기권·무효’가 없어야 한다고 여기면, ‘또다른 독재’일 뿐입니다.


76쪽 : 시민의 힘이 더 세야 독재자의 등장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힘겨루기에서 독재자가 승리한 사례가 너무나 많습니다.

→ ‘들꽃(시민)’은 힘으로 나라를 돌보지 않습니다. ‘들꽃’은 힘(권력)이 아닌 마음(영혼)으로 나라를 돌봅니다. 들꽃이 들불로 일어날 적에는 ‘큰힘’이 아니라 ‘한빛(함께 하늘을 이루는 숨결)’입니다. 총칼이 없는 맨몸으로 밀물결을 이룬 사람들이었기에 ‘새길’인 들꽃누리(민주주의)를 이루게 마련입니다. 1960해에도, 1987해에도, 그 뒤에도, 우리는 주먹질이나 돌팔매질이나 쇠몽둥이질이 아닌, 어깨동무하는 들꽃물결로 이 나라를 바르게 다스렸습니다.


106쪽 : 남에게 사랑받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남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일도 좋은 일입니다. 세상이 이런 일로만 가득하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일까요.

→ ‘남’을 쳐다보는 짓은 가장 멍청합니다. 터럭만큼도 안 좋습니다. 남한테 베푸는 일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남만 쳐다보는 짓은 언제나 어리석습니다.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남한테 사랑받으려고 태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랑은 ‘주고받는 짐짝’이 아닙니다. 내가 스스로 나를 사랑으로 바라보고 마주하고 품을 줄 알 적에, 저절로 둘레를 밝게 비추면서 따뜻하게 품습니다. 스스로 사랑으로 설 적에 ‘사람’이라는 이름이요, 사랑을 꽃피워서 사람으로 설 적에는 ‘살림(살리다)’을 하게 마련이요, 사람이 사랑으로 살림을 하면 저절로 우리 손길이 둘레를 따뜻하게 어루만집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곳에서 너(이웃)를 바라보는 눈을 뜨고, 나하고 너를 아우르는 ‘우리’를 이루기에 함께 누릴 살림을 짓지요. 이런 얼거리와 터전에서 저절로 ‘베풀’ 수 있습니다. 마냥 퍼주는 짓은 사랑도 아니요 베푸는 길도 아닙니다. 스스로 사랑으로 눈뜨고 깨어나서 일어날 적에 하는 모든 몸짓은 저절로 둘레를 품고 아끼는 손길로 이어가는 얼개입니다.


114쪽 : 모든 사람은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하기 어렵고, 나쁜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간혹 나쁜 짓을 저지릅니다.

→ 착하지 않거나 나쁘게 구는 몸짓은 ‘두갈래(이중적)’가 아닙니다. 착하지 않으니 ‘착한척’이거나 ‘나쁜짓’입니다. 나쁘게 구는 짓도 그저 ‘나쁜짓’일 뿐입니다. 모든 사람은 두갈래(이중)인데, 왜 두갈래이냐 하면, 모든 사람은 엄마랑 아빠 두 사람이 이룬 사랑으로 태어나거든요. 엄마씨와 아빠씨를 하나씩 받아서 새롭게 하나인 씨로 태어나기에, 모든 사람은 두갈래(이중)를 속으로 품습니다. 겉으로는 가시내나 사내란 몸을 입었어도, 엄마아빠 두갈래 씨앗을 나란히 받아야 하기에 저절로 두갈래입니다. 겉몸이 가시내이건 사내이건 ‘사람’으로는 나란하되 ‘갈래(성별)’로는 다른 길이요, 다른 두 갈래이기에 “나를 낳은 엄마아빠”처럼 나도 다른 너(가시내나 사내)를 마주하여 오롯이 사랑으로 새롭게 하나인 빛을 맺어서 아기를 낳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사랑으로 나아가려고 두갈래를 하나로 모두는 빛나는 숨결을 품은 사람”일 뿐입니다. 사랑을 바라보는 사람은 착한척을 안 하고 나쁜짓을 안 합니다. 사랑을 안 바라보면서 착한척을 하느라 자꾸자꾸 나쁜짓에 사로잡힐 뿐입니다.


ㅍㄹㄴ


여러분은 학교 역사 수업에서 주로 어떤 내용을 배우나요? 아마 언제 어느 나라에서 어떤 왕이 무슨 일을 했는가 하는 내용을 가장 많이 배울 것 같습니다. 20쪽


전쟁에 지친 시민들은 충분한 토의와 협상,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보다는 감정이나 집단의 분위기에 휩쓸려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26쪽


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본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53쪽


민주주의는 선거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대표를 뽑는 것은 민주주의의 출발점입니다. 63쪽


야만의 시대에 인간은 생각이 다른 상대를 적이라 여기고 목숨을 건 싸움을 했습니다. 오랜 세월 이어진 두려운 싸움을 끝내기 위해 인간은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대화와 토론입니다. 86쪽


모든 것이 파괴된 뒤에 얻는 승리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복수와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평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125쪽


+


《정치 문해력 : 투표하지 않는 것도 정치 참여일까?》(김명정, 철수와영희, 2026)


어른들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 어른나라에서 하는 일이라면

→ 어린이 삶터에서 하는 일이라면

→ 어린이 하는 일이라면

4


부모님과 의견 다툼이 있지 않나요

→ 엄마아빠랑 다투지 않나요

→ 어버이랑 뜻이 갈리지 않나요

→ 엄마아빠랑 엇갈리지 않나요

11


다른 집단의 인간은 불편함을 넘어 없애야 할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 다른 무리인 사람은 싫을 뿐 아니라 없애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 무리가 다르면 거북할 뿐 아니라 없애야 할 놈이라 여겼습니다

→ 다른 무리이면 꺼릴 뿐 아니라 없애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11


가족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합의의 과정은 정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 한집안에서 이렇게 뜻모으는 길은 나라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 집에서 이처럼 맞추는 길은 나라하고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13


특별히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딱히 힘이 세지는 않습니다

→ 더 힘이 세지는 않습니다

→ 힘이 더 크지는 않습니다

14


규모가 큰 공동체일수록 결정할 일은 많아집니다

→ 모임이 클수록 할 일이 많습니다

→ 큰두레일수록 살필 일이 많습니다

→ 큰곳일수록 다스릴 일이 많습니다

16


독재자가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도편 추방제라는 제도를 시행했어요

→ 망나니를 막으려고 조각쫓기를 했어요

→ 만무방을 막고자 사금파리글을 썼어요

→ 사납이를 막으려고 도막글씨를 썼어요

→ 칼잡이를 막고자 잎글씨를 적었어요

→ 호로놈을 막으려고 비늘쫓기를 폈어요

24쪽


어떤 것이 더 중대한 일인가

→ 어떤 일이 더 큰가

→ 어느 쪽이 큰일인가

→ 어느 길이 대수로운가

35


이런 고려 사항들을 모두 따져 보고 한 결정이라면 일단 최선의 결정입니다

→ 이렇게 모두 따져 보면 잘했습니다

→ 이렇게 모두 살펴 보면 훌륭합니다

→ 이처럼 모두 짚어 보면 됩니다

→ 이처럼 모두 헤아릴 노릇입니다

37


스스로가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는 효능감을 느껴야 진짜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 스스로 아름길을 가는 줄 느껴야 참으로 아름길입니다

→ 스스로 들꽃하나인 줄 느껴야 참말로 들꽃하나입니다

→ 스스로 고루꽃인 줄 느껴야 그야말로 고루꽃입니다

41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도 아닌데

→ 높녘을 떠난 사람도 아닌데

→ 높녘을 뒤로한 사람도 아닌데

42


정치권력이 뭔가 잘못되었을 때

→ 나라가 무엇을 잘못할 때

→ 벼슬꾼이 무엇을 잘못할 때

47


먹고 자는 일차적인 욕구를 제외하고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욕구가 무엇일까요

→ 사람은 먹고자는 다음으로 무엇을 가장 바랄까요

→ 우리는 먹고자기 다음으로 무엇을 가장 하고플까요

52


당선이든 낙선이든 내가 한 투표는 결국 나에게 효능감을 줍니다

→ 붙든 떨어지든 내가 뽑아야 보람찹니다

→ 되든 안 되든 내가 골라야 뜻깊습니다

71


님비(NIMBY) 현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마을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고을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비좁다는 말이 있습니다

→ 깍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07


많은 나라들이 역사 속에서 깨달은 교훈입니다

→ 숱한 나라가 지난날 깨달은 일입니다

→ 여러 나라가 그동안 깨달은 바입니다

→ 온갖 나라가 여태 깨달았습니다

121


국가는 다른 나라를 위해 존재할 수 없습니다

→ 한 나라는 다른 나라를 돌볼 수 없습니다

→ 이 나라는 다른 나라를 모실 수 없습니다

13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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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새긴 나라 - 열다섯 살 독립운동가 주재년 열사 이야기
홍종의 지음, 장선환 그림 / 봄날의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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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10.28.

맑은책시렁 375


《돌에 새긴 나라》

 홍종의 글

 장선환 그림

 봄날의곰

 2026.8.15.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맑게 흐르는 물빛을 고스란히 가락을 얹어서 담아낸 마음소리·마음가락·마음노래라고 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이 땅에 흐르는 풀꽃나무와 해바람비를 품는 소리·가락·노래를 말로 담아내어 마음으로 나눕니다. 이웃나라는 이웃 터전에 흐르는 풀꽃나무와 해바람비를 품는 소리·가락·노래를 말로 담아내어 마음으로 나누고요.


  모든 곳에 흐르는 모든 말은 다 다르게 노랫소리에 노랫가락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바로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늘 주고받는 말이 어떤 마음소리·마음가락·마음노래인지 들여다보면서 이야기를 할 노릇입니다. 좋은말을 찾거나 나쁜말을 꺼리려는 틀이 아닌, 삶말을 찾고 살림말을 북돋우면서, 나란히 어깨동무하는 사랑말을 품는 말밑을 헤아리면 됩니다.


  《돌에 새긴 나라》는 이웃나라가 아닌 옆나라에서 총칼을 앞장세워서 쳐들어온 뒤로 겪어야 한 일을 들려줍니다. 이웃이라면 총칼이나 주먹을 앞장세우지 않습니다. 이웃이라면 사이를 살갑게 열면서 함께 걸어갈 길을 이야기합니다. 이웃이 아니기에 마구잡이로 들이닥칩니다. 이웃을 안 쳐다보기에 짓밟고 억누르고 괴롭히면서 길들이려고 합니다.


  작은섬에서 살아가는 작은마을에서 작은사람은 몇 갈래로 다르게 살아갑니다. 총칼을 앞장세운 무리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면서 벼슬과 돈과 이름과 힘을 누리면서 펴는 집이 있습니다. 총칼에 굽히지 않을 뿐 아니라, 총칼꾼한테 빌붙은 무리한테도 고분고분하지 않는 집이 있습니다. 이쪽으로 붙지 않으나 저쪽에서 떨쳐일어나려는 물결을 타지도 않는 집이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 휩쓸리는 집이 있습니다.


  마음을 곧게 다스리고 세울 적에 비로소 작은씨 한 톨을 이 땅에 심어서 가꿀 줄 아는 길을 걷습니다. 마음을 곧게 안 다스리고 안 세우니, 사납게 가로채거나 빼앗으면서 길미를 챙기는 굴레에 빠집니다. 마음에 곧게 새긴 뜻이기에 돌에도 곰곰이 새깁니다. 돌에도 단단히 새기는 뜻이니, 바람과 별과 바다에도 맑게 새기는 뜻입니다.


  물결이 일어야 내도 가람도 바다도 맑아요. 물결치지 않는 물은 그만 고여서 썩어갑니다. 물결이 이는 곳에는 물빛이 반짝여서 윤슬을 이룹니다. 물결이 일지 않으면 빛나지 않지요. 밤이 지나기에 새벽에 이슬이 맺어서 풀꽃나무를 살려요. 아침이 오고 낮이 한하기에 풀꽃나무가 기지개를 켜면서 햇볕을 듬뿍 받아들입니다.


  이웃으로 함께하는 길을 등진 옆나라는 윽박지르고 벼락치는 넋뜬 짓을 일삼았습니다. 옆나라 모든 사람이 넋뜬이로 뒹굴지는 않았으나,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넋차린 모습으로 살지 않기도 했어요. 한별과 한나라와 한마을과 한이웃과 한집을 이루는 길을 돌아볼 노릇입니다. 한말을 쓰기에 한겨레이지 않습니다. 한마음과 한뜻으로 모여서 한빛을 이루려는 한길을 한걸음으로 하나하나 내딛을 수 있을 적에 비로소 한살림을 짓는 한사랑으로 나아갑니다.


  붉게 타오르는 노을이 지나면 조용히 반짝이는 별밤이 찾아옵니다. 배롱배롱 별이 돋은 밤이 잦아들면 어느새 조롱조롱 반짝이며 이슬이 달립니다. 새벽이슬을 훑는 길잡이는 오늘 이곳을 어질게 가꿉니다. 밤을 잊고 새벽을 잃고 아침을 등진 채 악다구니로 주먹을 휘두르는 무리는 머잖아 낡삭아서 사라집니다.


  논에도 밭에도 오롯이 사랑이라는 손길이 닿아야 낟알과 남새와 열매가 익을 수 있습니다. 집에도 마을에도 나라에도 옹글게 사랑이라는 손길로 살림을 지어야 작은집과 작은마을과 작은나라와 작은별이 나란히 미리내를 이루면서 하얗게 피어나겠지요.


ㅍㄹㄴ


“와아! 오카무라 미코, 멋지다. 꼭 일본 사람 같아.” 아이들이 놀라워했다. 아이들만 놀란 것이 아니라 나도 속으로 놀랐다. 어쩐지 내가 일본 이름을 가지고, 일본말을 하는 진짜 일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16쪽


“미자야, 너는 그냥 미자가 어울려. 일본 이름으로 바꾸지 마.” 24쪽


나는 우리 집이 좋았다. 아버지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주재소에서 일하고 엄마는 남들이 예쁘고 마음씨가 곱다고 칭찬했다. 큰오빠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본으로 공부하러 갔고, 작은오빠는 공부를 잘해야 들어갈 수 있는 도시 중학교에 다녔다. 그리고 나는 학교에서 모든 일본인 선생들이 칭찬하는 으뜸 학생이었다. 81쪽


“재년아! 알아, 다 알아. 네가 글자를 새긴 그 돌들은 아무도 몰래 땅속에 묻어 뒀어. 곧 좋은 날이 올 테니까 말이야. 그때 나와 함께 반듯하게 세워 놓고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부르자. 알았지?” 103쪽


+


《돌에 새긴 나라》(홍종의, 봄날의곰, 2026)


요시케 선생에게 칭찬을 들은 나를 시기, 질투하는 것이다

→ 요시케 어른이 치켜세운 나를 시샘하고 미워한다

→ 요시케 어른이 띄운 내가 배아프고 부럽다

8쪽


솔직히 작은오빠에게 칭찬을 받을 줄 알았다

→ 그래도 작은오빠가 치켜세우리라 여겼다

→ 그런데 작은오빠가 추켜세우리라 보았다

18쪽


엄마의 한숨이 잦아졌다

→ 엄마는 한숨이 잦다

→ 엄마가 자주 한숨짓는다

19쪽


재년 오빠의 배곯음이 바로 작은오빠의 배곯음과 같다고 생각했으니까

→ 재년 오빠가 배곯으면 작은오빠가 배곯는다고 여겼으니까

→ 재년 오빠가 배곯으면 작은오빠도 배곯는다고 느꼈으니까

28쪽


뭐가 아쉬워서 그런 불령선인들과 어울려 다녀

→ 뭐가 아쉬워서 그런 나쁜놈과 어울려

→ 뭐가 아쉬워서 그런 껄렁꾼과 다녀

30쪽


방금 전까지 누군가 돌을 쪼았던 것 같았다

→ 조금 앞서까지 누가 돌을 쪼았지 싶다

→ 얼마 앞서까지 누가 돌을 쫀 듯싶다

64쪽


돌에 새겨진 한자의 뜻을 몰랐다면 좋았을 것이다

→ 돌에 새긴 한자뜻을 모르면 나았으리라

→ 돌에 새긴 한자를 모르면 나았을 텐데

6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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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10.27. 우리는 씨앗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올해 한가을 끝자락(2026.10.27.) 저녁 19시에, 서울 숭실대학교 뒤켠 ‘토기장이의 집’ 밑1칸 〈라이브러리 두란노〉에서 “우리말 이야기판” 여섯걸음을 열었습니다. 한 달에 하루씩 여섯 달을 이은 마무리에서는 ‘씨앗’을 이야깃감으로 삼았습니다. 마음에 심고, 삶에 심고, 집과 마을에 심고, 푸른별과 온누리에 심는 씨앗 한 톨이 어떻게 말 한 마디로 피어나는가 하는 수수께끼를 조곤조곤 함께했습니다. 즐겁게 기리는 뜻으로 쪽글 한 자락을 남깁니다.



우리는 씨앗


너는 큰씨여도 넉넉해

나는 작은씨여도 기뻐


너는 나무씨로 깃들어

나는 풀씨로 자리잡아


너는 새가 심었구나

나는 개미가 심었어


너는 바람이 불면 바다소리를 내고

나는 눈보라 치면 웅크리고 잠들어


우리는 모두 씨앗이야

우리는 언제나 자라고

우리는 서로 노래하고

우리는 한결같이 밝고

우리는 새롭게 싹트지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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