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31.


《Korean Boxer》

佐藤ヒデキ, リトル·モア(little more) / 2003.3.10.



  2009년에 서울 회기역 앞쪽에 있는 헌책집에서 처음 만난 《Korean Boxer》인데 거의 열 해가 지난 오늘 일본 도쿄 진보초에 있는 책집에서 새삼스레 다시 만난다. 반갑고 놀랍다. 일본 도쿄 진보초 책집에서 이 사진책에 붙인 값은 내가 열 해쯤 앞서 한국에서 장만하던 값하고 거의 같지 싶다. 다만 한국은 물건값이 끝없이 오르나 일본은 안 오른다. 어느새 열다섯 해를 묵은 사진책이 되는데, 처음 나올 무렵만 해도 ‘한국 권투선수’ 가운데 나이가 많이 들어 흙으로 돌아간 분이 제법 있다. 이제는 흙으로 돌아간 분이 더 많을 테고, 한결 늙었을 테지. 맨주먹으로 살아남아 돈을 벌고 이름을 날린 그들은 할아버지 나이가 되어서 무엇을 보거나 느꼈을까? 더는 주먹힘을 쓸 수 없도록 늙은 나이가 되어 조용히 눈을 감을 무렵 권투선수라는 삶을 보낸 나날을 어떻게 돌아볼까. 가만히 보면 운동선수는 목숨이 매우 짧기 일쑤이다. 한창 날리는 선수로 열 해나 스무 해를 있기란 참으로 힘들다. 그런데 왜 운동선수가 되려 할까? 젊은 나이에 무대에 서 보아야 비로소 별처럼 빛날 수 있을끼? 맨주먹이라면 운동선수 아닌 길은 없을까? 맨주먹으로 땅을 일구어 보금자리를 짓는 길에 힘을 쓰는 삶을 일러주거나 가르치는 어른은 없는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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