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28.


《일상에서 생각 깨우기 연습》

안성진 글, 타래, 2018.3.15.



  어제는 마을 빨래터 물이끼를 걷으면서 두 아이가 신을 손수 빨래하도록 이끌었다. 오늘은 나박김치를 담근다. 손이 덜 가는 나박김치라지만 이른아침부터 늦은낮까지 퍽 오래 걸린다. 양념물을 끓여서 식히고 무하고 배추를 절이면서 기다려야 하니까. 모든 밥살림은 이와 같다. 옷살림도 집살림도 그렇지. 품이나 겨를을 들이지 않고는 아무것도 못한다. 그런데 여기에 사랑을 함께 들이지 않으면 제아무리 품이나 겨를을 많이 들여도 헛손이 되기 일쑤이다. 따스한 숨결이 깃들지 않은 밥은 맛없고 더부룩하니까. 포근한 숨결이 흐르지 않는 집은 메마르고 쓸쓸하니까. 여느 회사원인 안성진 님이 쓴 《일상에서 생각 깨우기 연습》을 가만히 읽는다. 이 책은 바로 여느 회사원이라는 자리에서 여느 아버지이자 사람으로서 삶을 돌아보며 쓴 책이기에 수수하면서 즐겁다. 대단한 전문가 한 사람이 이끄는 이야기가 아닌, 수수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겪고 생각하며 배운 이야기를 가만히 들려준다. 오늘날 우리는 마음껏 글도 쓰고 사진도 찍으며 누리집까지 꾸밀 수 있다. 참말 모든 사람이 작가도 예술가도 된다. 뭔가 더 있어야 하지 않다. 사랑이 있고, 이 사랑을 생각하며, 이 생각을 살림으로 옮기면 넉넉하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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