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27.


《밈 : 언어가 사라진 세상》

앨리너 그래이든 글/황근하 옮김, 겊은숲, 2017.11.30.



  종이책도 사전도 사라진 머지않은 날에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른다고 하는 줄거리가 흐르는 《밈 : 언어가 사라진 세상》이라는 소설이라고 말하니, 곁님이 한 마디를 들려준다. “요즘 사람들은 생각을 하고 사나요?” 먼 앞날이고 자시고 바로 오늘 우리를 둘러싼 삶터를 보면, 어느덧 생각을 잊거나 잃은 사람이 많다. 더 낱낱이 들여다보면 나 스스로도 ‘생각하기를 잊거나 잃을’ 때가 있다. 그러니 손전화보다 더 눈부신 새로운 기계가 나와서 모든 것을 다 해 준다고 하는 앞날에 앞서 우리 모습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겠다고 다시금 돌아본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휘둘리지도 않고 두려웁지도 않으며 걱정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생각을 잊거나 잃은 사람이라면 두 손에 가득 움켜쥐었어도 걱정하고 두려우며 그저 휘둘리기만 한다. ‘말’이란 생각을 나타내어 나누는 소리이다. ‘글’이란 생각을 나타낸 말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말이 사라질 즈음 글이 사라질 테고, 글이 사라질 즈음 우리가 손수 짓는 살림이 사라질 테지. 아니 삶터는 언제나 나란히 움직인다. 손수 짓는 살림이며 말이며 생각이며 한꺼번에 스러지거나 밀려난다. 대학입시하고 공무원취업에 매달리는 이 땅에는 모든 것이 자취를 감춘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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