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24.


《꽃에게 묻는다》

사소 아키라 글·그림/이은주 옮김, 학산문화사, 2018.2.28.



  꽃을 눈으로 볼 수 없어도 꽃을 마주하며 묻는다. 꽃을 손으로 만질 수 없어도 꽃을 그리며 묻는다. 꽃내음을 맡을 수 없어도 꽃을 마음으로 부르며 묻는다. 무엇을? 너는 왜 꽃이니? 너는 어쩌면 이리도 곱니? 너는 이 땅에 무엇을 하려고 왔니? 만화책 《꽃에게 묻는다》는 ‘볼 수 있는 사람’하고 ‘볼 수 없는 사람’이 나온다. 하루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하루를 볼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사랑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사랑을 볼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아기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아기를 볼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무엇을 보거나 못 보는 사람이 있을까? 또한 우리는 무엇을 보거나 못 보는 사람일까? 베트남 이웃을 사귀는 스님이 계신 절집에서 하룻밤을 묵은 구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진주를 거치고 순천을 거쳐 고흥으로 돌아온다. 이동안 《꽃에게 묻는다》를 고이 품으면서 내가 나한테 물어본다. 나는 꽃한테 어떤 이야기를 물어볼 수 있을까. 나는 꽃한테서 어떤 모습을 알아보고서 어떻게 손길을 뻗을 수 있을까. 꽃은 나를 보며 마음으로 무엇을 물을까. 꽃이 나한테 “너는 어떤 숨결이니?” 하고 물으면 무어라 얘기해야 할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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