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20.


《하늘을 나는 사자》

사노 요코 글·그림/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18.2.28.



  얼마만인가. 순천 기차역 건너편에 있는 마을책집 〈책방 심다〉에 작은아이하고 찾아갔다. 오늘도 책집에는 불은 켜졌되 책집지기는 안 보인다. 지난 두 달 동안 오늘로 네 걸음째 헛걸음이 되려나 싶었는데, 작은아이하고 밥집을 찾으며 골목을 걷다가 〈심다〉 지기님하고 길에서 마주쳤다. 옳거니. 오늘은 책집에서 다리쉼을 할 수 있네. 느긋하게 밥을 먹고, 빵집에서 얼음과자를 산다. 찬찬히 걸어서 책집에 닿는다. 작은아이는 책집지기하고 그림놀이를 한다. 큰아이하고는 몇 걸음 다니지 못했으나 작은아이하고는 여러 걸음 드나든 〈심다〉이다. 작은아이는 〈심다〉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좋아하는구나 싶다. 책집을 나설 즈음 책 세 권을 고른다. 이 가운데 《하늘을 나는 사자》는 ‘천개의바람’에서 열세 해 만에 다시 펴내 주었다. 고맙다. 큰 출판사에서 판이 끊어진 그림책을 작은 출판사에서 새롭게 엮어 주는구나. 옮김말은 살짝 아쉬워 아이들하고는 글월을 고쳐서 읽는다. 하늘을 나는 사자는 오랫동안 제 삶을 놓친 채 휘둘렸지만, 오래도록 잠들어 꿈꾸는 동안 비로소 제 삶길을 찾았다. 하늘까지 날 줄 아는 멋진 사자는 왜 한동안 고양이들한테 휘둘렸을까? 우리는 모두 하느님으로 태어난다는데 왜 어른이 되면 눈빛이 흐릴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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