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글쓰기
딱 좋을 적에 끊는다. 딱 좋구나 싶기에 끊는다. 군말도 덧말도 얼마든지 덧달 수 있지만, 딱 좋을 적에 글을 끊는다. 맛 좋은 밥도 딱 배가 부를 적에 끊고, 달콤하게 누린 밤잠도 딱 몸이 풀릴 즈음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아름다운 책에 푹 사로잡히다가도 딱 좋을 무렵 끊고 덮는다. 이제 밥을 차려야지. 아이들하고 놀다가 딱 좋을 때 그치기로 한다. 더 놀고 싶은 아이들 눈빛이 맑으나, 더 놀았다가는 새로운 놀이도 살림도 배움도 못 한단다. 기운이 다 빠지거든. 딱 좋을 만큼 쓴다. 딱 좋을 만큼을 헤아릴 수 있기에 날마다 조금씩 자란다. 2018.3.2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