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꽃 열두 달
한태희 지음 / 한림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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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96


다달이 새로운 꽃을 마음에 품다
― 마음꽃 열두 달
 한태희
 한림출판사, 2017.11.27.


  꽃은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핍니다. 꽃은 풀에도 나무에도 피고, 우리 마음이나 얼굴이나 손에도 핍니다. 봄이 되어 피는 꽃은 온누리에 따스한 기운이 고루 퍼지는 숨결을 알려줍니다. 얼굴에 피는 꽃은 즐겁거나 환한 마음이 되는구나 하고 알려줍니다.

  그림책 《마음꽃 열두 달》(한태희, 한림출판사, 2017)을 펼쳐 봅니다. 모두 열두 달에 걸쳐 열두 가지 꽃을 노래하는 그림책입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한 가지 꽃을 바탕으로 새롭게 이야기꽃을 지피는 그림책이라고도 할 만합니다.


꿈꾸는 마음꽃, 2월 홍매화

찬 바람 속에서
소곤대는 매화들

코끝이 시려.
입김이 하얗게 나와.
귀가 빨개졌어. (4쪽)


  꽃을 바라보는 마음에 꽃이 핀다고 하는 줄거리를 담은 《마음꽃 열두 달》은 풀꽃·나무꽃이 우리한테 마음꽃으로 스며들어 즐거운 한 해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열두 달 내내 저마다 다른 꽃을 한 가지씩 품으면서 꽃처럼 상냥하고 곱고 즐거운 마음꽃을 피울 만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눈꽃, 매화, 개나리, 벚꽃, 장미, 나팔꽃, 연꽃, 무궁화, 해바라기, 코스모스, 국화, 목화, 이렇게 열두 가지 꽃마다 일렁이는 꽃바람을 보드라우면서 포근한 그림결로 말을 붙여요. 흔히 마주하지만 흔히 놓칠 수 있는 모습을 짚어 줍니다. 제철을 놓치면 조용히 스러지는 꽃을 제때에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들려주지요.


노래하는 마음꽃, 6월 나팔꽃

아침 햇살 아래
이슬 먹은 나팔꽃
동글동글 위로 위로 올라간다.

어디까지 간 거야?
위에는 뭐가 있나
가만히 보는데 (12쪽)


  삼월이 무르익는 아침나절에 아이들이 이곳저곳 쏘다니면서 들꽃을 한 줌 훑습니다. 아이들은 봄꽃을 훑어 인형 곁에 놓습니다. 인형한테 봄꽃내음을 알려주고 싶었군요.

  아이들은 봄꽃을 밥상맡에 슬며시 놓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밥상맡에서 꽃내음을 물씬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이네요. 물잔에 물을 담아 봄꽃을 채우니 물잔은 새삼스레 꽃그릇이 됩니다. 꽃그릇을 책상에 올려놓고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꽃을 기다리며 마음 가득 곱고 맑은 꿈을 그립니다. 꽃을 바라보며 마음 가득 기쁘며 참한 살림을 가꿉니다. 꽃이란, 바라볼 적에는 바라보는 대로 즐겁고, 이 꽃이 흐드러지고 나서 조용히 시든 뒤에 맺는 열매를 기다리기도 하니 새삼스레 즐겁습니다.


기도하는 마음꽃, 12월 엄마품꽃

감기 걸리지 않고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동생이랑 싸우지 않게 해 주세요.
친구들 앞에서 부끄러움 타지 않게 해 주세요
달리기 잘하게 해 주세요.
축구도 잘하고 싶어요.
키도 많이 크고 싶어요.
그리고 또 내년에는 ……. (24쪽)


  아이한테는 어머니 품이 ‘엄마품꽃’이 된다고 해요. 어머니나 아버지한테는 아이 품이 ‘아이품꽃’이 되겠지요. 서로 꽃이 되어 가만히 안고, 함께 꽃이 되어 나긋나긋 노래합니다.

  일월부터 십이월까지 다달이 꽃으로 노래하는 그림책 《마음꽃 열두 달》처럼, 열두 달을 ‘마음나무’ 열두 그루로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마음책’ 열두 권을 곁에 두어 읽어 볼 수 있고, ‘마음노래’ 열두 가락을 다달이 새롭게 불러 볼 수 있어요.

  어버이는 스스로 꽃이 되어 아이를 보듬어요. 아이도 스스로 꽃이 되어 어버이한테 안겨요. 우리는 저마다 꽃이 되어 동무나 이웃이 됩니다. 이 땅에서도 지구별에서도 온누리 어디에서나 다 다른 꽃이 되어 착하며 곱게 피어납니다. 2018.3.12.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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