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거름



  살아온 결대로 모두 쓸 수 있다. 걱정하면 못 쓰지만, 걱정하지 않고서 우리 삶길을 가만히 돌아보면 이 길에 남긴 자취를 낱낱이 돌아보면서 글결을 살릴 수 있다. 쓸거리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살아온 날대로 무엇이든 쓸 수 있으니까. 헤매면 못 쓰지만, 헤매지 않고서 우리 살림길을 곰곰이 되새기면 이 길에 디딘 자국을 찬찬히 되새기면서 글빛을 밝힐 수 있다. 살아온 땀이 거름이다. 살아온 사랑이 거름이다. 살아온 마음이 거름이다. 누구한테나 골고루 글거름이 있다. 손수 거름을 내어 꽃을 피우고 남새를 거두며 나무를 가꾸면 된다. 우리는 모두 글숲이다. 2018.3.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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