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차차 次次


 날씨가 차차 좋아지다 → 날씨가 차츰 좋아지다 / 날씨가 조금씩 좋아지다

 나이가 들면 차차 나아지겠지 → 나이가 들면 저절로 나아지겠지

 기분이 차차 좋아졌다 → 느낌이 시나브로 좋아졌다

 흥분이 차차 가라앉기 시작했다 → 들뜬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소리가 차차 가깝게 들려왔다 → 소리가 차츰 가깝게 들려왔다

 차차 생각해 봅시다 → 느긋이 생각해 봅시다 / 다음에 생각해 봅시다

 돈은 차차 갚아도 된다 → 돈은 천천히 갚아도 된다 / 돈은 나중에 갚아도 된다


  ‘차차(次次)’는 “1. 어떤 사물의 상태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조금씩 진행하는 모양 2. 서두르지 않고 뒤에 천천히 ≒ 차차로·차츰·점점(漸漸)·점차”를 가리킨다고 해요. ‘점점(漸漸)’은 “조금씩 더하거나 덜하여지는 모양”을 가리킨다 하고, ‘점차(漸次)’는 “1. 차례를 따라 진행됨 2. 차례를 따라 조금씩”을 가리킨다 하니 이래저래 엇비슷한 한자말이요, ‘차차·점점·점차’는 ‘천천히’나 ‘조금씩’으로 손볼 만합니다. 때로는 ‘찬찬히’나 ‘차츰’이나 ‘느긋이’로 손볼 수 있고, ‘시나브로’나 ‘저절로’라든지 ‘다음’이나 ‘나중’이 어울릴 때도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차차(嵯嵯)’를 “= 차아함”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 한자말은 털어낼 만합니다. 2018.3.5.달.ㅅㄴㄹ



가사미산에 도라지가 차차 없어지기 시작했다

→ 가사미산에 도라지가 차츰 없어진다

→ 가사미산에 도라지가 조금씩 없어진다

→ 가사미산에 도라지가 시나브로 없어진다

《해바라기 피는 계절》(김명수, 창비, 1992) 29쪽


칼레는 할머니가 부모님보다 가난하다는 것을 차차 알게 되었다

→ 칼레는 할머니가 어버이보다 가난한 줄 천천히 알아차린다

→ 칼레는 할머니가 어버이보다 가난한 줄 차츰 안다

《할머니》(페터 헤르틀링/박양규 옮김, 비룡소, 1999) 21쪽


차차 창호의 눈이 이상한 빛을 뿜기 시작했다

→ 차츰 창호 눈이 아리송한 빛을 뿜는다

→ 어느덧 창호 눈이 아리송한 빛을 뿜는다

→ 시나브로 창호 눈이 아리송한 빛을 뿜는다

《사과배 아이들》(리혜선, 웅진주니어, 2006) 62쪽


뭐 차차 생각해 봅시다

→ 뭐 천천히 생각해 봅시다

→ 뭐 찬찬히 생각해 봅시다

→ 뭐 하나씩 생각해 봅시다

→ 뭐 느긋이 생각해 봅시다

《칠석의 나라 2》(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74쪽


차차 나아질 거야

→ 차츰 나아질 테야

→ 찬찬히 나아져

→ 곧 나아져

→ 앞으로 나아져

《나무 위의 물고기》(린다 멀랠리 헌트/강나은 옮김, 책과콩나무, 2015) 141쪽


그건 차차 보여주기로 하고

→ 그건 앞으로 보여주기로 하고

→ 그건 나중에 보여주기로 하고

→ 그건 천천히 보여주기로 하고

→ 그건 다음에 보여주기로 하고

《나오시몬 연구실 1》(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5) 203쪽


인사는 차차 하도록 하죠

→ 인사는 천천히 하도록 하죠

→ 인사는 천천히 하도록 하죠

→ 인사는 다음에 하도록 하죠

《오늘은 홍차》(김줄·최예선, 모요사, 2017)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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