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묵묵 默默


 묵묵하게 살림을 꾸려 → 말없이 살림을 꾸려

 그대로 묵묵하였다 → 그대로 조용했다

 묵묵히 짐을 꾸리다 → 가만히 짐을 꾸리다

 묵묵히 걷다 → 조용히 걷다

 일만 묵묵히 하련다 → 일만 말없이 하련다


  ‘묵묵하다(默默-)’는 “말없이 잠잠하다”를 가리킨다 하는데, ‘말없다’는 따로 사전에 없고 ‘말없이’는 “1. 아무런 말도 아니 하고 2. 아무 사고나 말썽이 없이”를 뜻한다 하고, ‘잠잠하다(潛潛-)’는 “1. 분위기나 활동 따위가 소란하지 않고 조용하다 ≒ 잠연하다 2. 말없이 가만히 있다”를 뜻한다고 해요. 겹말·돌림풀이입니다. 더구나 ‘가만히 = 가만’이요 ‘가만히’는 “말없이 찬찬히”를 뜻하니 아주 뒤죽박죽입니다. ‘묵묵·잠잠’은 ‘말없이’나 ‘조용히’나 ‘가만히’로 고쳐씁니다. 2018.3.4.해.ㅅㄴㄹ



묵묵히 모퉁이를 돌고

→ 말없이 모퉁이를 돌고

→ 조용히 모퉁이를 돌고

→ 가만히 모퉁이를 돌고

《느릿느릿 양과 빨랑빨랑 양》(하치카이 미미/이영미 옮김, 파란자전거, 2011) 16쪽


아이의 질문에 한참을 묵묵하다가

→ 아이가 묻는 말에 한참을 말없다가

→ 아이가 물으나 한참을 조용하다가

→ 아이가 묻는데 한참을 가만있다가

《꿈결에 시를 베다》(손세실리아, 실천문학사, 2014) 26쪽


묵묵히 참고 견디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 그저 참고 견디는 수밖에 어쩔 길이 없다

→ 가만히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

→ 말없이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

《나무 수업》(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 이마, 2016) 44쪽


묵묵히 권력의 요구에 침묵하고

→ 권력이 바라는 대로 말없이 있고

→ 권력이 시키는 대로 입을 다물고

→ 권력이 하라는 대로 조용히 있고

《우리는 현재다》(공현·전누리, 빨간소금, 2016) 10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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