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우산 가게 미래그림책 136
미야니시 다쓰야 글.그림, 김수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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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95


우산을 펴니 하늘에서 꿀꿀이가 쏟아져
― 신기한 우산가게
 미야니시 다쓰야/김수희 옮김
 미래아이, 2017.11.30.


“여기 있는 우산은 말이지,
 펴면 아주 신기한 일이 일어난단다.
 자, 이 우산을 펴 보렴.” (3쪽)


  그림책 《신기한 우산가게》(미래아이, 2017)는 《우와! 신기한 사탕이다》(2009)하고 《신기한 씨앗가게》(2016)랑 한짝을 이룹니다. 세 가지 그림책에는 꿀꿀이가 나오고 숲가게가 나와요. 꿀꿀이하고 동무인 숲짐승이 나오며, 꿀꿀이를 잡아먹고 싶은 늑대가 나란히 나오지요.

  꿀꿀이는 어느 날 문득 숲가게를 만나면서 ‘우산(2017년 그림책)·사탕(2009년 그림책)·씨앗(2016년 그림책)’을 얻습니다. 숲가게지기는 꿀꿀이한테 딱히 돈을 받고서 ‘우산·사탕·씨앗’을 주지는 않는 듯합니다. 꿀꿀이가 앞으로 마주하거나 헤쳐나갈 일을 어림이라도 한다는 듯이 한 가지를 나누어 주면서 끝말을 덧붙이지요. ‘큰일이 있을 적’에 마지막 것을 꼭 써 보라고.


토끼와 만났어요.
“이것 좀 봐, 토끼야.
 이 우산 진짜 신기해.”
 돼지가 그렇게 말하고
 우산 하나를 확 펼치자……
 “무슨 그림이지? 새우, 달걀?”
 토끼가 말했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16쪽)


  그림책 《신기한 우산가게》에서는 꿀꿀이가 우산을 펼 적에 ‘우산에 새긴 그림’에 따라 하늘에서 뭔가 우수수 떨어져요. 우산에 초밥을 그렸으면 초밥이 떨어지지요. 우산에 꿀꿀이를 그렸으면 꿀꿀이하고 똑같은 다른 꿀꿀이가 비처럼 쏟아져요.

  이런 멋진 우산이 있다면 배고플 적에는 밥을 그린 우산을 펴면 되겠지요. 추운 날에는 옷이나 이불을 그린 우산을 펴면 될 테고요. 아니, 빈 우산에 재미나게 여러 가지를 그려 보면 어떨까요? 숲가게지기가 그린 대로 받아서 우산을 펴기보다는, 꿀꿀이 나름대로 좋아하거나 바라는 그림을 담아 볼 만해요.

  바라는 대로 이룬다고 할까요. 바라기에 이룬다고 할까요. 그림책이니까 우산이며 사탕이며 씨앗으로 놀라운 이야기를 빚어서 들려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펴면서 “나한테도 놀랍고 재미나면서 멋진 우산·사탕·씨앗이 있으면 좋겠어!” 하고 꿈을 꿉니다.


“잘 먹겠습니다!”
 늑대가 입을 한껏 벌리고
 크게 한입 먹으려던 때였어요.
 돼지가 들판에서
 우산을 착 접어 버렸어요. (31∼32쪽)


  그림책 《신기한 우산가게》에서 꿀꿀이는 언제나처럼 늑대를 만나고, 늑대를 만나서 잡힐까 두려워 새까만 우산을 먼저 펼쳤대요. 새까만 우산을 펼치니 둘레가 온통 캄캄해지면서 도깨비가 잔뜩 나왔다지요. 늑대는 도깨비를 보고는 놀라자빠지고, 꿀꿀이도 도깨비를 보며 같이 놀라자빠졌대요.

  어쩌면 그럴는지 모르겠습니다. 즐거움도 우리가 스스로 짓고, 두려움도 우리가 스스로 짓는지 몰라요. 늑대한테서 벗어날 길을 생각한다면, 우산을 펼 적에 나타난 캄캄한 밤 도깨비는 꿀꿀이를 건드리지 못할 테니까요.

  이리하여 그림책을 덮으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우리는 즐거움도 두려움도 얼마든지 스스로 지어내는 줄 깨달으면서, 아침저녁으로 어떤 꿈을 마음에 담으면서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가느냐를 찾아야지 싶어요. 어떤 마음이 되기를 바라는지, 어떤 몸으로 자라기를 바라는지, 어떤 하루를 누리기를 바라는지, 제대로 바라보고 마주하면서 꿈을 그려야겠구나 싶어요. 놀라운 우산을 펴고 접듯이, 마음자리에 놀라운 꿈씨 한 톨을 심어 봅니다. 2018.3.3.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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