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 The Collection Ⅱ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글.그림, 이정주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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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94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꿈꾸며
― 바다 이야기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이정주 옮김
 보림, 2014.6.20.


  따뜻한 볕살입니다. 언제 겨울이었느냐는 듯한 바람입니다. 겨우내 누렇게 시든 빛깔이기만 하던 뒤꼍에 푸릇푸릇한 기운이 돋습니다. 쑥을 비롯해 봄풀이 올망졸망 올라옵니다. 이제 양말이 갑갑하다며 벗어던지는 아이들은 마당에서 조금만 달려도 땀이 잔뜩 난다면서 “벌써 여름이야? 이제 봄이야?” 하고 묻습니다.

  뛰어놀 적마다 땀이 송글송글 돋는다는 아이들은 땀을 식히러 바다로 마실을 가자고 채근합니다. 그래요, 바야흐로 자전거를 몰아 바다마실을 다녀올 만한 철입니다. 아침에 해가 일찍 뜨고 저녁에 해가 늦게 져요. 낮이 길어지면서 온누리에 넉넉하면서 따사로운 숨결이 흐르리라 봅니다.


갑판 위가 소란스러워요.
배가 떠나는 날이거든요!
우리는 항구를 출발해 넓고 깊은 바다로 여행을 떠나요.
안녕, 육지야! 바다가 우리르르 기다려!
그런데 우리 배 밑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질까요? (2쪽)


  그림책 《바다 이야기》(보림, 2014)를 폅니다. 이 그림책은 위아래로 펴야 제맛을 누릴 수 있습니다. 위쪽은 “바다 위” 모습이라면 아래쪽은 “바다 밑” 모습이에요. 우리는 배를 타고서 바다를 가로질러요. 때때로 바다 밑으로 들어가 볼 수 있으나 오래 머물지 못해요. 바다에서 하늘을 보고 물결을 으레 만나지만, 바다 밑은 우리한테 낯설면서 새로운 터전이라고 할 만해요.

  그림책 《바다 이야기》는 바다 밑에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살짝 보여줍니다.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배도 슬며시 보여줍니다. 바다 밑에서 헤엄치거나 노니는 물고기랑 고래를 가만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커다란 얼음뿌리가 얼마나 깊게 드리우는가도 보여주어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바다에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곤 했습니다. 핵발전소를 거느린 나라는 핵폐기물을 드럼통에 담아서 바다에 내던지기도 했어요. 태평양 어느 곳에서는 플라스틱이 잔뜩 모인 섬이 있다고 해요. 전쟁무기를 잔뜩 갖춘 몇몇 나라는 바다 밑에서 핵폭탄을 터뜨리기까지 했어요. 핵잠수함이며 핵항공모함이 너른 바다를 마구 휘저어요.


우리는 모두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지요.
톱니 모양의 산호와 알록달록한 물고기를 보며 감탄했어요.
그래요,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가 우리가 꿈꾸던 바다예요! (20쪽)


  바다 밑뿐 아니라 땅 밑도 아름답고 깨끗하게 건사할 적에 우리 삶터도 아름답고 깨끗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우리 눈앞에서만 쓰레기를 치운대서 우리 삶터가 아름답거나 깨끗할 수는 없어요. 땅이 깨끗해야 땅에서 자라는 풀이며 꽃이며 나무가 깨끗해요. 바다가 깨끗해야 바다에서 사는 뭇목숨이 깨끗하며 즐겁게 살아요.

  바람을 마시고, 흙이랑 바다에서 밥을 얻는 얼거리를 그려 봅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는, 뭍을 너르게 둘러싼 바다는, 우리더러 어떻게 살아갈 적에 서로 기쁘면서 아름다울 만한가를 늘 알려주지 싶습니다. 다만 우리가 아직 귀를 닫거나 마음을 못 열지 싶어요.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면 좋겠어요. 바다가 깨끗하도록 이 땅도 깨끗하게 돌보는 마음이 되면 좋겠어요. 바다랑 뭍이 모두 아름답도록,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이랑 집도 깨끗하게 보살피면 좋겠어요. 우리 마음도 착하면서 깨끗하게 다스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싱그럽고 따순 봄에 저마다 바다마실 숲마실 이웃마실 누리면서 아름다운 나라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요. 2018.2.25.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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