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255 : 가로등 아래 일렁이고 있다
아래 : 1. 어떤 기준보다 낮은 위치
있다 : [도움움직씨] 1.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변화가 끝난 상태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2.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거나 그 행동의 결과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아래’하고 ‘밑’을 가리지 못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림자나 그늘이 지는 곳을 ‘아래’로 잘못 나타내기 일쑤입니다. “나무 ‘위’”는 새가 훨훨 날아다니는 하늘입니다. “나무 ‘아래’”라면 나무가 뿌리를 뻗은 땅속입니다. “가로등 아래”라면 가로등이 뿌리를 박은 자리인 땅속을 가리킵니다. 가로등이 선 데에 나무 그림자가 있다면 “가로등 밑”이라 해야 올바릅니다. “가로등 곁”이라 해 보아도 됩니다. 사전에 ‘있다’를 도움움직씨로 싣지만, 이는 번역 말씨이자 일본 말씨예요. “일렁이고 있다”는 ‘일렁인다’로 고쳐 줍니다. 2018.2.20.불.ㅅㄴㄹ
가로등 아래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다
→ 가로등 밑에 나무 그림자가 일렁인다
→ 가로등 곁에 나무 그림자가 일렁인다
《사라진 손바닥》(나희덕, 문학과지성사, 2004)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