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232 : 전주들의 잿빛, 지붕의 낡은 주황색



아래 : 3. 조건, 영향 따위가 미치는 범위

명징(明澄) : 깨끗하고 맑음

심지어(甚至於) : 더욱 심하다 못하여 나중에는 ≒ 지어(至於)

전주(電柱) : = 전봇대



  우리는 “햇빛 아래”에 있지 않습니다. “햇빛을 받”을 뿐입니다. 사전에는 무엇이 미치거나 끼칠 적에 ‘아래’를 쓴다고 적지만, 이는 번역 말씨이자 일본 말씨입니다. 얄궂은 풀이는 털어내야 합니다. ‘전주’는 ‘전봇대’로, “전주들의 잿빛”은 “잿빛 전봇대”로, “지붕의 낡은 주황색”은 “낡은 귤빛 지붕”으로 손질합니다. 2018.2.17.흙.ㅅㄴㄹ



하얀 햇빛 아래 아무도 꿈꾼 적 없는 명징이여 심지어 전주들의 잿빛까지 지붕의 낡은 주황색까지

→ 하얀 햇빛에 아무도 꿈꾼 적 없는 맑음이여 더욱이 잿빛 전봇대까지 낡은 귤빛 지붕까지

→ 하얀 햇빛을 받으며 아무도 꿈꾼 적 없는 맑음이여 게다가 잿빛 전봇대까지 낡은 귤빛 지붕까지

《내일의 노래》(고은, 창작과비평사, 1992) 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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