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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사노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할머니 산타는 무엇이 다른가
[내 사랑 1000권] 30. 사노 요코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산타클로스는 누구일까요? 산타클로스는 있을까요? 산타클로스가 있다면 어디에 살고, 산타클로스가 없다면 우리가 어느 날 문득 받는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선물이란 무엇일까요?
착한 일이란 무엇일까요? 상냥한 말이란 무엇일까요? 눈물이나 웃음이란 무엇일까요? 서로 돕거나 아끼는 몸짓은 어디에서 비롯할까요? 미운 마음이나 궂은 마음은 왜 불거질까요?
어른은 아이더러 착하거나 곱게 크라고 말하기 앞서 어른부터 스스로 착하거나 곱게 살림을 가꿀 노릇은 아닐까요? 권력자가 전쟁무기를 만들라고 시킨대서 곧이곧대로 따르는 쪽은 바로 어른 아닐까요? 권력자가 학교나 사회나 언론을 내세워 이웃나라를 미워하는 마음을 키우는 쪽도 바로 어른 아닐까요?
그림책 《산타클로스는 할머니》는 죽음 뒤에 찾아간 곳에서 산타클로스가 된 할머니 한 사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제껏 산타클로스는 으레 할아버지만 맡았다는데, 어느 때에 할머니 한 분이 산타클로스가 되기로 했대요. 그리고 이분은 아이들 마음을 그만 다 ‘알아차리’고 말았답니다.
스스로 ‘오랫동안 산타클로스 일을 했다’는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바라는 ‘작은 꿈’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어쩌면 이 대목도 훌륭하달 수 있어요. 이승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누구한테나 고른 눈으로 바라볼 줄 아는 눈도 참으로 훌륭합니다. 그리고 이승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하더라도 누구한테서나 어떤 마음인가를 읽고 느끼고 살피고 헤아리면서 그때그때 맞춤으로 더욱 수수하거나 투박하지만 한결 따스하면서 즐거운 선물을 내밀 줄 아는 손길도 훌륭해요.
새로운 물건이어야 선물이지 않습니다. 더 커야 선물이 되지 않습니다. 선물이란 따스한 마음을 담은 사랑입니다. 선물이란 즐거운 꿈을 노래하는 웃음입니다. 산타클로스 할머니는 뛰어나거나 훌륭한 산타가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고루 사랑하고 보살필 줄 아는 어버이 품을 건사하는 산타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8.2.15.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