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2.13.
《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글·그림, 북폴리오, 2018.2.8.
《고양이 낸시》를 즐겁게 보았을 뿐 아니라, ‘낸시’에 나오는 아이들을 종이인형으로 그려서 노는 우리 집 두 아이는 《환생동물학교》 첫째 권이 집에 오니 얼른 읽고 싶은 눈치. 나는 기껏 예순 쪽쯤 펼치다가 아이들 손으로 넘어간다. 짐승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자잘한 영어가 꽤 눈에 뜨인다. 이를테면 기차가 달리는 소리를 ‘츄츄’로 적지만 이는 영어이다. ‘치치’는 일본말이고, 한국말은 ‘칙칙·칙칙폭폭’이다. 몇 권으로 이야기를 이을는지 모르겠는데, 조금 더 차분히 삶·죽음하고 사람·목숨하고 이승·저승 얼거리를 짚을 수 있기를 빈다. 이쁜 그림은 한때로 그칠 뿐, 마음으로 남아서 새로운 이야기꽃으로 피어나는 만화책이 되려면 더 깊고 너르면서 사랑스러운 숨결을 건드리면서 가꾸는 길을 보여야지 싶다. 겨울이 저무는 바람이 포근하다. 낮 두 시쯤 빨래를 마쳐서 마당에 널었는데, 저녁을 앞두고 다섯 시에 걷어도 거의 다 마른다. 좋네. 이 포근한 남녘 고장이란. 잠자리 들기 앞서 다 같이 모여 촛불을 바라보며 새 하루를 꿈꾸고, 아이들이 잠든 뒤에는 덜 마른 빨랫거리를 피아노방에 놓고서 밤새 마저 말린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