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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소리 15
라가와 마리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748
소리 훔치기, 또는 소리 배우기
― 순백의 소리 15
라가와 마리모/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4.25.
‘내 손 좀 볼래? 굉장하지? 아무것도 없는데.’ (22쪽)
“나는 제자 같은 거창시런 건 안 받는다. 그러니까네, 네 마음대로 와가 마음대로 소리 듣고 마음대로 훔치면 된다.” (52쪽)
“할배는 니보다 엄치 오래 안 살았나,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마이 만났제. 그만큼 여러 가진 기라. 깨닫고 보면, 그기 다 소리다.” (81∼82쪽)
‘나의 소리. 부디, 받아들여 주기를. 부디, 부디, 이 소리가, 마음에 닿기를.’ ()98∼99쪽)
《순백의 소리》 열다섯째 권에서는 ‘훔치기’ 또는 ‘배우기’를 이야기합니다. 얼핏 보자면 아무것도 없다 싶은 두 손인데, 이 손에 악기를 쥐니 어마어마한 소리가 흘러 노래로 거듭납니다. 그냥 보자면 아무것도 아닌 두 손이 있는 사람인데, 이 손에 연필을 쥐니 사람들 가슴을 파고드는 글꽃을 피웁니다.
빼어난 노래를 켤 줄 아는 사람은 누구한테서 무엇을 배웠을까요? 놀라운 스승이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스승한테서 소릿결을 훔쳤기 때문일까요? 스승은 아이한테 소리를 빼앗길까요, 아니면 그냥 들려줄까요, 아니면 조용히 물려줄까요?
배울 줄 아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배웁니다.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은 옆에 앉아서 하나하나 짚어 주더라도 못 배웁니다. 배우려 하는 사람은 제 모두를 몽땅 내려놓은 다음에 새로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들입니다.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은 제 모두를 단단히 세워서 어떤 새로운 바람도 스미지 못하게 닫아겁니다.
우리 함께 배워 봐요. 우리 같이 노래해 봐요. 즐겁게 새바람을. 2018.2.3.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