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8.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글/김세미 옮김, 담푸스, 2014.12.18.



  《백만장자의 눈》을 지난해인가 지지난해에 장만해서 읽었다가 느낌글을 쓰려고 보니 책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알고 보니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놀다가 끝방 귀퉁이에 놓았네. 이 책을 펼쳐서 찬찬히 되읽는데 촛불보기에 온힘을 쏟아서 카드 뒤쪽을 읽을 줄 알던 사람 이야기를 뺀 다른 이야기는 하나도 안 떠오른다. 마치 모두 새로 읽는 이야기로구나 싶다. 읽고 나서 이렇게 머리에서 하얗게 사라질 수 있네. 늘 되새기지 않으면 잊기 마련이요, 꾸준히 가다듬지 않으면 마음에 깃들지 못하는구나. 이는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했던 촛불보기하고 매한가지이다. 무엇을 꿰뚫어보는 눈을 기르려면 날마다 온마음을 기울여서 갈고닦을 줄 알아야 한다. 멀리 있기에 못 보지 않는다. 곁에 있어도 마음을 안 쓰니 모른다. 멀리 있어도 마음을 쓰기에 알 수 있고 볼 수 있다. 넉넉한 사람이란 돈만 넉넉하지 않으리라. 먼저 마음이 넉넉하고, 생각이 넉넉하며, 사랑이 넉넉하겠지. 눈길이 넉넉하며, 손길이 넉넉하고, 삶길이 넉넉하리라. 마음에 고니 같은 맑은 꿈을 싣고 하늘을 날아서 집으로 돌아온 아이처럼, 거북이를 타고 바다를 가로지르며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아이처럼, 오롯이 고이 고요히 정갈히 품을 꿈을 그려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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