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있는 글쓰기



  빈틈있는 살림이란 아쉬울 수 있지만 재미있을 수 있다. 빈틈있는 만큼 하나하나 새롭게 배워서 채우거나 보탤 만하다. 빈틈있는 하루인 만큼 깨지거나 넘어지면서 차근차근 익히는 길을 갈 수 있다. 빈틈있는 글이라면 나쁠까? 빈틈있는 글이기에 오히려 어느 대목이 비거나 모자라거나 아쉬운가를 엿볼 수 있다. 빈틈없는 글을 쓰려고 하다 보면 그만 꽉 눌리거나 갇히기 쉽다. 하나부터 열까지 빈틈없는 글이 되도록 하기보다는, 하나부터 열까지 늘 새롭게 배우자는 빈틈있는 글이 된다면 한결 느긋하면서 너그러울 수 있다. 빈틈에 새로 씨앗을 심는다. 빈틈에 가만히 볕이 스민다. 빈틈에 아이들이 모여서 소꿉놀이를 한다. 빈틈을 고스란히 두면서 고요히 빈 자리를 새롭게 가꿀 꿈을 그린다. 2018.1.22.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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