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4.


《풀이한 훈민정음》

박지홍 지음, 과학사, 1984.11.25. 첫 / 1987.3.30. 고침



  책을 사 놓고서 곧잘 잊는다. 어쩌면 그동안 너무 많이 사들였고 너무 많이 읽은 탓이다. 앞으로는 조금 더 널찍한 데에 조금 더 낱낱이 잘 나누어 놓아야 할 노릇이라고 느낀다. 오늘 하루도 우리 책숲집에서 드디어 몇 가지 책을 찾아냈으니, 허영만 님이 1990년대에 반민주 부역으로 그린 만화책 《퇴색공간》이 하나요, 국문학자 박지홍 님이 지은 《풀이한 훈민정음》이 다른 하나이다. 《퇴색공간》은 다시 잊지 않도록 잘 보이는 자리에 겉그림이 보이도록 놓고, 《풀이한 훈민정음》은 처음부터 새롭게 읽으려고 집으로 가져온다. 곁님이 ‘훈민정음 풀이’를 찾을 적에 좀처럼 못 찾다가 이제서야 찾는데, 낱말 하나 글월 한 줄 차근차근 새기면서 옛말하고 오늘말 사이에 엉킨 수수께끼를 푸는 이야기가 푸지다. 곰곰이 헤아려 본다면, 훈민정음은 쉬운 요샛말로 옮겨서 새기기보다는, 한문하고 한국말 사이에 어떤 수수께끼가 있는가를 낱낱이 견주면서, 한국말이 흘러온 결을 살필 적에 우리 말살림에 이바지할 만하지 싶다. 요즈음 어설픈 번역 말씨나 일본 한자말로 훈민정음을 옮기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럴 바에는 차라리 안 옮겨야지 싶다. 어떤 말씨로 옮길는지를 헤아려야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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