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24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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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671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 백귀야행 24

 이마 이치코 글·그림

 한나리 옮김

 시공사 펴냄, 2016.4.25. 5000원



“어젯밤에 가규랑 무슨 얘기를 했냐?” “꿈이라니까.” “꿈은 이승과 저승의 연결통로야.” (14쪽)


“정말로 살인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 사람들, 전쟁 후에 만주에서 돌아오는 과정에서 굶주림과 병으로 가족을 차례차례 잃었다더라. 귀환했을 때는 어머니와 그 양반 둘만 남았대. 있지, 여덟 살짜리 애가 뭘 봤는지 알아?” (106쪽)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집어삼켜 온 걸까요. 정말 두려운 건 인간의 업이죠.” (151쪽)


“그래, 아오이. 네 책임은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고 사과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야.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나중에 힘들어지는 건 너야.” (158쪽)


“보는 이에 따라 원망, 공포, 증오, 혐오, 꿈, 그 사람의 내면을 비춘다고 하지요. 당신에게는 무엇이 보였습니까? 설령 어떤 결과가 됐든, 그것은 진실. 당신이 바란 일이니,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십시오.” (193쪽)



  얼마든지 네 탓을 할 수 있습니다. 네가 잘못했기에 나까지 휘말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남을 탓하면서 스스로 삶을 바라보는 길하고 멀어질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내 탓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림없이 잘못하기는 했습니다만, 늘 탓하고 탓하면서 하루흘 보낼 수 있습니다.


  네 탓을 하든 내 탓을 하든, 우리는 스스로 새로짓기를 하는 길하고는 멉니다. 왜냐하면 탓일 뿐이거든요. 너도 나도 탓할 일이란 없습니다. 너도 나도 새롭게 일어서거나 눈을 뜨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앙금을 씻어야 하지요. 아쉬움을 털어야 하지요. 오늘부터 한 걸음씩 걸으면 될 뿐인 줄 생각해야지요. 서로 따스히 어루만지고, 함께 포근히 감쌀 줄 아는 마음을 길러야지요.


  《백귀야행》 스물넷째 권은 이 대목을 고요히 짚습니다. 누구를 탓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뿐 아니라, 누구를 탓하는 터라 미움이 작은 씨앗으로 드리우면서 자꾸자꾸 자란다고 말입니다.


  얼른 탓질을 멈추어야 합니다. 아픔도 슬픔도 기쁨도 모두 내려놓은 채 새로운 길로 한 걸음을 내딛을 노릇입니다. 오늘부터 다시, 오늘부터 새롭게, 오늘부터 손을 맞잡고서. 2018.1.12.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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