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9.


《이 세상의 한구석에 上》

코노 후미요 글·그림/강동육 옮김, 미우, 2017.10.31.



  작은아이하고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다녀오다.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려면 학교에 가서 아이가 스스로 밝혀야 한다. 면소재지 가는 버스는 맞출 수 있으나, 돌아오는 버스는 맞추기 어려워 택시를 탄다. 우리가 탈 택시에서 이주노동자가 여러 사람이 내리는데, 나중에 택시 일꾼이 들려주기를 고흥 김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200∼300만 원씩 받는다는데, 그 일을 이제 한국사람은 못 해낸단다. 머잖아 한국사람은 공장 관리자로 남더라도 일꾼을 못 얻겠지. 만화영화로도 나온 만화책 《이 세상의 한구석에》 첫째 권을 가만히 읽는다. 만화영화가 나와 주어 비로소 한국말로 나오는구나 싶다. 시키는 대로 일만 하던 여느 일본사람이 전쟁을 얼마나 모르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얼마나 어설펐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가난하거나 고단한 살림에도 아주 작은 데에서 웃음이나 꿈을 품는 사람들 이야기가 흐른다. 고작 연필 한 자루하고 종이로도 웃음이나 꿈을 품는다. 권력자는 이 종이하고 연필마저 빼앗으려 한다. 연필하고 종이를 빼앗긴 사람은 어느새 웃음도 꿈도 잊는 길로 가지만, 손가락으로 하늘에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나뭇가지로 흙바닥에 꿈을 지을 수 있다. 온누리 한구석에 사람이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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