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7.


《신기한 우산가게》

미야니시 다쓰야 글·그림/김수희 옮김, 미래아이, 2017.11.30. 



  구미에 처음 발을 디딘다. 아직 한국에서 발을 못 디딘 곳이 많다. 머잖아 골골샅샅 발을 디딜 수 있겠지. 구미에 처음 발을 디딘 까닭이 있으니, 바로 〈삼일문고〉를 누려 보고 싶었다. 멋지다는 이야기가 철철철 흘러넘치는 책방인 〈삼일문고〉를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대구서 기차를 타고 구미역에 내려 천천히 걸어가는 동안 이 책방이 얼마나 멋스러운가를 새삼스레 느낀다. 시끌벅적한 옷거리하고 사뭇 다른 결인 책방. 조그맣게 붙인 간판하고 다르게 속은 널찍하면서 시원하다. 알맞게 책을 놓는데, 장사만 헤아린 책꽂이가 아니라 ‘책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 책방을 열면 이런 모습이 되는구나!’ 하고 깊디깊이 느낀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책을 잔뜩 사기는 어렵다. 짐이 많아서. 추리고 추려서 몇 권만 사는데 이 가운데 《신기한 우산가게》는 고흥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는 두 아이한테 선물할 살뜰한 그림책. 숲에서 사탕을 먹으며 놀랍게 달라지는 예전 그림책 못지않게 우산을 펴고 접으면서 달라지는 새 그림책 이야기가 참 좋다. 그러고 보면 나도 어릴 적에 우산을 펴고 끄면서 온누리가 달라진다는 꿈을 꾸며 논 적 있다. 우산놀이란 참 재미있지. 우산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은 그림책도 참 재미있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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