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기
저녁밥을 차리고서 두 아이가 먹는 밥상맡에서 만화책을 폅니다. 저는 나중에 먹으려고 아이들 먼저 먹으라 하고는 만화책을 펴는데, 2018년에 여덟 살로 접어드는 작은아이가 아버지가 손에 쥔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미스터 초밥왕?” 하고 읽습니다. 어쩐 일이니! 네가 책이름을 읽어내다니! 다 알면서 이제껏 모르는 척했을까요, 아니면 갑자기 한글에 눈을 떴을까요. 큰아이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읽는 책이 있으면 저도 궁금해서 눈을 초롱초롱 빛냅니다. “얘야, 아직 멀었단다. 그러나 몇 해를 기다리면 모두 다 읽을 수 있어.” “왜?” 웬만큼 글만 있는 책도 척척 읽어낼 줄 안다고 하더라도 줄거리나 이야기까지 모두 헤아리지는 못합니다만, 그래도 어린 아이들은 궁금합니다. 함께 읽고 싶습니다. 그러렴, 곧 함께 읽자꾸나. 하루하루 꿈을 그리면서 스스로 즐겁게 생각을 지피면 우리는 모든 삶을 읽고 모든 살림을 지으면서 모든 길을 열 수 있어. 2018.1.4.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