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르지
같은 책방에 들어서도 서로 보는 책이 다릅니다. 같은 갈래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서로 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참으로 서로 바라보고 집어들어 장만하는 책이 다릅니다. 나고 자라며 살아가는 결이 다르니 서로 다르게 책을 만나서 다르게 읽으며 다르게 삭이겠지요. 어울리는 이웃이 다르고, 돌보는 아이가 다르며, 내다보는 저 먼 앞길이 다르기에 오늘 두 손에 쥐어 읽는 책이 다르겠지요. 다 다른 이웃님이 다 다른 기쁨으로 다 다른 책방을 엽니다. 다 다른 발걸음이 책방에도 닿고 찻집에도 닿고 논밭에도 닿으며 숲길에도 닿다가, 어느새 보금자리 마당에 닿더니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구름이 어디에 있고 별이 얼마나 반짝이는가를 헤아립니다. 2017.12.22.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