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2.21.


처음 《내가 사랑한 백제》라는 책을 받아서 펴기까지 백제라는 옛나라하고 얽혀 박물관을 꾸리는 분이 적는 가벼운 뒷이야기 같은 수필책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서울마실을 하면서 시외버스에서도 읽고, 전철로 움직이는 길에도 읽다가 사뭇 놀란다. 순천 낙안마을에서 나고 자라면서 어릴 적에 본 ‘갑작스러운 민속마을 지정 이야기’, 이를 둘러싸고서 학교 교사가 이죽거리던 이야기, 마을에 갑자기 생긴 과일나무 이야기, 배움길을 스스로 열고 싶어 애쓴 이야기, 오빠가 대학에 가도록 고등학교 배움길을 스스로 접은 누이 이야기, 대학교에서 백제 발자취를 살피려고 품을 들인 이야기 들이 고루 어우러지면서 맛깔스럽구나 싶다. 뜻하지 않게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내가 사랑한 백제》라는 책을 쓴 분을 새롭게 바라본다.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 전시관지기로 일하신다는데 언젠가 그곳으로 사뿐사뿐 마실하면서 그 전시관에 깃든 바람내음을 맡아 보고 싶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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