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12.15.


사진을 찍는 길을 걸으면서 글이 한 줄 두 줄 붙고, 사진하고 글을 여민 책을 하나둘 내면서 어느새 흙살림 이웃을 새롭게 바라보는 이야기가 흐르는 《감자꽃》을 만난다. 진안 계남정미소에서 마을살림하고 사진살림을 가꾸다가, 전주에서 서학동사진관을 열어서 새로운 마을살림하고 사진살림을 짓는 김지연 님이 일흔 나이에 선보인 이야기책이 《감자꽃》이다. 나는 전라도에서 살기 앞서까지는 ‘이쁘다’라는 말을 안 쓰고 ‘예쁘다’라는 말을 썼으나, 이제는 ‘예쁘다’라 말하는 일이 드물고 으레 ‘이쁘다’라고만 말한다. 인천에서 살 적에는 ‘허물없다’라는 말만 썼다면 전라도에서 살면서 ‘이무롭다’라는 말이 시나브로 감겨든다. ‘천천히’보다는 ‘싸목싸목’을 살피고 ‘거석하다’라는 말을 곧잘 한다. 겨우내 시드는 풀잎이 눈부신 흙빛이 되어 곱살한 12월에 《감자꽃》을 읽을 수 있어서 몹시 즐거웠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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