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은 안 쓴다



  누가 “‘좋은 글’은 어떤 글인가요?” 하고 묻는다면, 나는 “‘좋은 글’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얼거리로 ‘나쁜 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꾸한 다음, “저는 좋은 글도 못 쓰고 나쁜 글도 못 씁니다. 아니, 저는 좋은 글을 안 쓰고, 나쁜 글이라면 쓸 마음조차 없습니다.” 하고 덧붙인다. 나는 참말로 ‘좋은 글’은 없다고 느끼며, 나 스스로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와 맞물려 ‘좋은 책’도 없다고 느낄 뿐 아니라, 나 스스로 좋은 책을 쓸 수 없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글을 쓰는가? 나는 스스로 ‘아름다운 글’을 쓰려고 마음을 기울인다. 이웃님이 내 글을 반가이 읽어 주기 앞서, 내가 내 글을 숱하게 되읽으면서 ‘아름답네’ 하고 느끼도록 글을 쓰려 한다. 그리고 스스로 ‘사랑스러운 글’을 쓰려고 마음을 쏟는다. 동무님이 내 글을 살뜰히 읽어 주기 앞서, 내가 내 글을 자꾸자꾸 곱읽으면서 ‘사랑스럽구나’ 하고 느낄 만한 글을 쓰려 한다. 2017.12.15.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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