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2.5.


청주마실을 하면서 ‘앨리스의 별별책방’에서 《교토대 과학수업》을 장만했다. 시외버스를 기다리면서, 시외버스에서 내린 뒤에 낯선 고장에 익숙해지려고 슬슬 거닐다가 빵집 걸상에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울 자리를 기다리면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앞서, 조금씩 읽어 본다. 다른 수업이 아닌 과학수업을 말하는 책이기에 눈길이 갔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대학 강의 한 갈래’를 따로 책으로 엮는 일이 얼마나 흔한가 하고 헤아려 본다. 없거나 드물지 않을 수 있지만, 어쩌면 생각 밖으로 퍽 드물 수 있다. 주어진 틀에 맞추는 강의만 넘친다면, 틀에 맞추는 강의로는 책을 못 엮겠지. 해마다, 또는 학기마다 똑같이 강의를 한다면, 이때에도 책으로 못 엮을 테고. 교사이든 강사이든 한 학기나 한 해에 걸쳐서 하는 강의를 따로 강의록으로 엮어 책으로 내려고 생각할 수 있을 적에 가르치는 자리뿐 아니라 배우는 자리에서도 새롭게 즐거울 만하리라 본다. 그리고 대학교뿐 아니라 고등학교나 초등학교에서도 ‘교과서 정규수업’을 하더라도 이러한 정규수업을 마칠 적마다 따로 ‘○○수업’을 책 하나로 새롭게 여밀 수 있다면…… 우리 배움터는 얼마나 달라질까 하고도 생각해 본다. 꼭 책 하나로 여미어야 하지는 않으나, 가르치고 배우는 이야기를 책으로 넉넉히 그러모을 수 있을 만큼 알차면서 새로울 수 있기를 빌어 본다.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