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아저씨의 뜨개질 벨 이마주 17
디 헉슬리 그림, 마거릿 와일드 지음, 창작집단 바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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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으로 늘 하나입니다

[내 사랑 1000권] 22. 마가렛 와일드·디 헉슬리 《닉 아저씨의 뜨개질》



  닉 아저씨는 뜨개질을 잘하지 않습니다. 닉 아저씨는 뜨개질을 그저 좋아합니다. 혼자 하는 뜨개질보다 졸리 아주머니하고 나란히 앉아서 뜨개질을 할 적에 더없이 좋아합니다. 아침마다 기차를 타고 45분 동안 함께 달리는 길에 톡톡톡톡 뜨개바늘이 부딪는 소리를 내면서 털실이 새롭게 옷이 되고 인형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하루를 아주 좋아하지요.


  이러던 어느 날 닉 아저씨는 슬픔에 잠겨요. 그 즐겁던 아침에 졸리 아주머니를 더는 만날 수 없거든요. 졸리 아주머니는 그만 쓰러지고 말아 더는 기차를 타고 닉 아저씨하고 기찻간 뜨개마실을 할 수 없거든요.


  닉 아저씨하고 졸리 아주머니는 앞으로 무엇을 할 만할까요? 졸리 아주머니는 병원 침대에 누워 기찻간 뜨개마실을 누릴 수 없다면 삶에서 보람이란 무엇이 될까요? 그림책 《닉 아저씨의 뜨개질》은 뜨개질 하나를 놓고 두 아저씨하고 아주머니 사이에 피어나는 따스하면서 맑은 마음이 어떻게 즐거운 노랫가락으로 거듭날 만한가를 차분히 들려줍니다. 이 그림책은 우리더러 뜨개질을 해 보라고 부추기지 않아요. 그러나 뜨개질 하나로 삶을 바꿀 뿐 아니라 살림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서 사랑까지 새롭게 끌어낼 수 있구나 하고 알려줍니다.


  가게에 가서 인형을 산 뒤에 선물해야 아이들이 반길까요? 가게에 가서 옷을 산 뒤에 선물해야 아이들이 기뻐할까요? 받는 선물이나 주는 선물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레쯤 신나게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뭔가 값있는 것을 사다가 주어야 선물이라고만 여기지는 않나요? 우리는 이레쯤 품을 들이고 마음을 들여서 손수 지은 꿈을 건네는 살뜰한 선물을 어느새 잊지는 않나요?


  아이들한테는 더 많은 장난감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어른들한테는 더 많은 돈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더 좋은 새옷을 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어른들한테는 더 많은 새옷을 건사할 옷장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자, 우리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아 볼까요? 손에서 손을 타고 흐르는 기운을 느꼈으면 이 따뜻한 손으로 뜨개바늘을 쥐고서 서로서로 아름다운 그림을 한 올 두 올 지어 볼까요? 2017.12.5.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삶/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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