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려는 글쓰기
글쓰기는 저마다 제 마음이나 생각이나 느낌을 밝히는 일이 된다. 그렇다면 글쓰기는 남을 가르칠 만한 일도 되는가? 어쩌면 그리 될 수 있고, 때로는 뜻하지 않게 이웃님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다만, 모든 글쓰기는 밑바탕에 배우려는 마음을 둔다고 본다. 배우려고 글을 쓴다고 할까. 배우는 즐거움을 글쓰기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늘 꾸준히 글을 쓴다고도 할 만하다. 어제를 살아낸 나한테서 배우고, 오늘을 살아가는 나한테서 배우며, 모레로 살아가려는 나한테서 배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이웃한테서뿐 아니라, 곁님이나 아이한테서 배운다. 돌멩이 하나한테서 배우고, 바람 한 줄기랑 구름 두 조각한테서 배운다. 길가에 뒹구는 쓰레기 석 조각한테서 배우고, 시끄럽게 내달리는 오토바이나 자동차한테서 배운다. 착한 책이나 궂은 책 모두한테서 배운다. 나날이 새롭게 배우면서 나날이 새롭게 쓴다. 나날이 배우는 즐거움이 없다면 아마 아무 글을 못 쓰리라. 배우지 않으면서 글을 쓰는 이가 있다면, 이이는 아마 거짓말쟁이일 테지. 속임쟁이일 수 있고. 2017.12.4.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