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돌봄



  사흘을 지나 나흘째 호된 몸살을 앓으면서 아침을 맞이하는데 큰아이가 문득 한 마디를 합니다. “아버지, 나, 이마 좀 만져 줘. 뜨거워.” 우리 집안 네 사람 가운데 세 사람이 몸살을 앓는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두 어른은 며칠 되었고, 한 아이는 오늘부터입니다. 몸살을 앓는 몸으로 끙끙거리며 큰아이 이마를 쓸어넘기고 이불을 여미어 줍니다. 작은아이한테 물을 끓여 달라 이르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맡깁니다. 호된 몸살을 앓으면서도 인천으로 바깥일을 다녀온 저는, 집으로 돌아와서 돌봄을 누리려고 생각했으나, 그만 새로 아프는 아이를 돌볼 몸이 됩니다. 둘이 나란히 누워 끄응끄응하면서도 생각해 봐요. 비록 아버지부터 끙끙몸이지만, 한 손을 뻗어 네 이마에 뜨거운 기운이 내릴 때까지 쓰다듬어 줄게. 2017.11.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