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1.29.


인천 배다리 요일가게로 이야기꽃을 나누러 왔다. 그런데 인천으로 오기 앞서 고흥에서 밤을 새우며 일을 해야 했고, 몸살을 앓으며 밤을 새다 보니 그만 온몸이 저릿저럿 후들후들 도무지 아무 힘을 쓸 수 없다. 무너지는 몸을 버티며 시외버스를 탔고, 시외버스에서 끙끙 앓으며 서울에 닿았으며, 서울서 인천까지 택시로 움직였다. 전철로 가다가는 쓰러지겠구나 싶었다. 몸을 달래고 기운을 끌어내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이러면서도 배다리 헌책방 아벨서점에 들러 그림책 《바다에 간 곰 인형》을 장만한다. 고흥집에 돌아가서 아이들하고 함께 즐길 그림책 가운데 하나이다. 나는 아이들을 낳기 앞서도 그림책을 즐겼고, 아이들하고 살면서도 그림책을 즐긴다. 앞으로 아이들이 스물을 넘고 서른이 되어도 그림책을 똑같이 즐기리라 본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로 눈부신 책이 그림책이라고 여기니까. 그런데 《바다에 간 곰 인형》은 판이 끊어진 책. 헌책방이기에 고맙게 만난다. 이와 비슷한 줄거리를 다룬 그림책이 제법 있어서 사랑을 덜 받아 새책방에서 사라져야 했을까? 이 그림책을 우리 책숲집에 고이 건사하며 아끼자고 생각한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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