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2
아오노 슌주 글.그림,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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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40



걱정은 없으나 꿈도 아직 없어서

―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2

 아오노 슌주 글·그림/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14.7.7. 9000원



“넌 저 줄이 안 보이냐? 고민할 틈이 있으면 감자나 튀겨.” “냉정하네요. 점장도 고민 같은 거 있을 거 아니에요?” ‘고민? 그런 것 없어.’ (63쪽)


“슈이치는 장래를 너무 고민하고 있는 거 아냐? 그 탓에 현재를 소중히 할 수 없는 거 아닐까? 가만 있어도 나이는 먹으니까, 예정대로만 되면 고생은 안 하지. 고민해 봤자 소용없어.” (79쪽)


“슈이치는 말이야, 왜 그리 어두워? 머리는 번쩍번쩍하면서. 자기 자신이 싫어? 그렇게 슬픈 말이 어디 있어? 슈이치는 좀더 자신감을 가져도 돼.” (116∼117쪽)


‘나는 특별하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단지 주변의 인간들이 너무 시시할 뿐이다.’ (173쪽)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이 한국말로 처음 나왔을 적에 그리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책이름 그대로 아직 온힘을 다하지 않았다는 줄거리가 뻔하게 드러나거든요. 다만 언젠가 이 만화책을 가볍게 읽을 날을 맞이하겠거니 하고 기다렸습니다. 가벼우면서도 무거울 수 있고, 거꾸로 무거우면서도 가벼울 수 있는 만화책일 텐데, 나이 마흔두 살에 햄버거집에서 알바를 하며 만화를 그리겠노라 꿈꾸는 아저씨가 나와요. 이 아저씨한테는 걱정이라는 낱말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한테는 걱정이 없을 뿐 아니라 꿈도 제대로 없습니다.


  이러쿵저러쿵 투덜거리는 마음이 없다지만 이런저런 앞길을 새롭게 열고자 하는 마음까지 아직 없다고 할까요.


  잔걱정을 키우지 않으니 자잘한 곳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그마한 꿈조차 스스로 키우지 않기에 ‘애써 자잘한 곳에 안 빼앗긴 마음’을 어떻게 그러모아야 좋을는지를 아직 몰라요. 그래서 만화책에 나오는 아저씨는 아직 온힘을 다하지 못합니다. 무엇에 온힘을 다해야 하는가를 잘 모르거든요. 제대로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요.


  아저씨 한 사람을 둘러싼 사람들은 저마다 잔걱정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안 드러내지만 저마다 잔걱정에 어깨가 눌립니다. 우리는 잔걱정을 털고서 자그마한 씨앗 한 톨을 꿈으로 심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대로 잔걱정에 눌린 채 살아갈까요. 2017.11.24.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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