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자 使者


 왕명을 받은 사자는 → 임금 명령을 받은 심부름꾼은

 어느 사자일까 → 어느 심부름꾼일까


  ‘사자(使者)’는 “1. 명령이나 부탁을 받고 심부름하는 사람 2. [법률] 타인의 완성된 의사 표시를 전하는 사람 3. [불교] 죽은 사람의 혼을 저승으로 잡아간다는 귀신 4. [불교] 밀교에서, 여래 또는 불법을 받드는 대천신(大天神)의 명을 받아 악마를 물리치고 수행자를 보호하는 신 5. [역사] 부여·고구려 때에, 지방의 조세나 공물을 거두는 일을 맡아보던 벼슬”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사자 = 심부름꾼’입니다. 사전에서 ‘심부름꾼’을 찾아보면 “심부름을 하는 사람 ≒ 사인(使人)”으로 풀이합니다. ‘심부름꾼’ 말풀이에 비슷한말로 ‘사인’을 싣지만, 이런 한자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사전을 더 뒤적이면 ‘심부름’을 “남이 시키는 일을 하여 주는 일 ≒ 청령(聽令)”으로 풀이하는데, ‘청령’이란 한자말로 심부름을 가리킬 일이란 있을까요? ‘사자·사인’은 ‘심부름꾼’으로 손질해 줍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사자’가 열한 가지 나옵니다만, 열한 가지 가운데 젖먹이짐승을 가리키는 이름 하나를 빼고는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2017.



사자(士子) : = 사인(士人)

사자(死者) : 죽은 사람 ≒ 사인(死人)

사자(私子) : = 사생아

사자(私資) : = 사재(私財)

사자(師子) : [불교] 스승과 제자 승려

사자(師資) : 1. 스승과 제자의 관계 2. 학문이나 덕행을 닦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나 스승

사자(斜刺) : [한의학] 침을 놓는 방법의 하나

사자(奢恣) : 사치스럽고 방자함 ≒ 사사하다

사자(獅子) : [동물] 고양잇과의 포유류

사자(嗣子) : 대(代)를 이을 아들 ≒ 사(嗣)

사자(寫字) : 글씨를 베끼어 씀



님의 사자(使者)가 내 가슴속에 와서 나를 은밀히 불렀던 것입니다

→ 님 심부름꾼이 내 가슴속에 와서 나를 조용히 불렀습니다

→ 님이 보낸 심부름꾼이 내 가슴속에 와서 나를 고이 불렀습니다

《기탄잘리》(R.타고르/박희진 옮김, 홍성사, 1982) 62쪽


헤르메스는 아버지 제우스의 사자(使者)로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날개 달린 샌들을 신고

→ 헤르메스는 아버지 제우스한테 심부름꾼으로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날개 달린 신을 신고

→ 헤르메스는 아버지 제우스한테 심부름을 하는 사람으로 날개 달린 모자와 신을 차리고

→ 헤르메스는 아버지 제우스를 모시는 사람으로 날개 달린 모자와 신을 차리고

《영한사전 비판》(이재호, 궁리, 2005) 78쪽


긴타로, 나는 내가 신의 사자가 된 이유를 알고 싶어

→ 긴타로, 나는 내가 신 곁에서 심부름꾼이 된 까닭을 알고 싶어

→ 긴타로, 나는 내가 신 곁에서 일을 돕는 까닭을 알고 싶어

《은여우 4》(오치아이 사요리/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4) 17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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