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코와 술 2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739



스스로 홀가분하니 즐거운 술그릇

― 와카코와 술 2

 신큐 치에 글·그림

 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5.3.20. 8000원



‘맛있어라. 이렇게 마음이 편해지다니. 일 때문에 지친 마음을 치유해 주는 바다의 선물.’ (26쪽)


‘그건 그렇고, 곱창전골이 이렇게 맛있는 가게라니. 전골은 그 가게의 맛을 대표하니 분명히 다른 메뉴도 맛있겠지?’ (76쪽)


‘한없이 짜디짠 버터의 풍미. 역시 맛있을 때는 단순한 감상 외엔 떠오르지 않는다.’ (133쪽)



  집에서는 늘 아이들이 먹을 밥을 차리니 혼밥이란 없다시피 합니다. 시골집을 떠나 바깥일을 보러 나올 적에는 때때로 혼자 끼니를 잇는데, 이때에는 아주 가볍게 먹습니다. 편의점 책상맡에서 세모김밥에 우유 한 잔이라든지, 길손집 침대맡에서 빵 한 조각에 맥주 한 모금을 누리지요. 때로는 시외버스에서 도시락을 먹고요.


  도시에서 바깥일을 보면서 혼자 밥집에 들어 한끼를 누릴 수 있습니다만, 길가에 놓은 편의점 책상맡에서 하늘바라기를 하며 세모김밥을 먹어도 즐겁습니다. 저녁에 길손집에 들어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는 느긋하게 빵 한 조각을 먹어도 좋아요. 너덧 시간을 달리는 시외버스에서 먹는 도시락도 맛납니다.


  혼밥이든 혼술이든 모두 마음에 따라 달라지지 싶어요. 스스로 홀가분하면 즐겁습니다. 스스로 매이면 안 즐겁습니다. 여럿이 둘러앉은 밥상맡이어도 안 홀가분하다면 안 즐겁지요. 어떤 밥을 누구하고 먹느냐도 대수롭지만, 이에 앞서 우리 몸에 밥을 넣으려 할 적에 어떤 몸짓이나 마음이 되느냐가 한결 대수롭지 싶어요.


  《와카코와 술》 둘째 권을 읽으면서 만화책 아가씨 와카코가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스스로 사랑하려는 몸짓인 모습을 지켜봅니다. 와카코 아가씨는 대단한 밥이나 술을 누리려고 하지 않아요. 스스로 달래고 스스로 사랑하며 스스로 기쁜 밥이나 술을 알맞게 누리려고 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누구나 먼먼 옛날부터 혼밥이나 혼술을 누렸어요. 깊은 멧골에서 나무를 하다가,사래 긴 밭을 일구다가, 아기를 살살 얼러 재우고 나서, 가만가만 혼밥을 누렸지요. 작은 밥그릇 곁에 작은 술그릇을 놓으면서 빙그레 웃는 조촐한 삶입니다. 2017.11.1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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