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자연(자연히) 自然


 자연 눈물이 흘렀다 → 절로 눈물이 흘렀다 / 시나브로 눈물이 흘렀다

 자연 알게 될 것이오 → 저절로 알 수 있소 / 시나브로 알 수 있소

 자연 발걸음이 느려졌다 → 어느새 발걸음이 느려졌다

 자연하게 여름밤의 달을 만끽한다 → 저절로 여름밤 달을 누린다

 자연한 일이었다 → 마땅한 일이었다


  ‘자연(自然)’은 이름씨 아닌 어찌씨로는 “사람의 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를 가리킨다고 해요. 어찌씨인 ‘자연’은 ‘저절로’로 손볼 만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은 ‘저절로’를 “다른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제 스스로. 또는 인공의 힘을 더하지 아니하고 자연적으로”로 풀이해요. 돌림풀이입니다. 더욱이 ‘저절로’ 말풀이는 ‘자연적’처럼 ‘-적’까지 붙입니다. 이밖에 ‘자연스럽다(自然-)’는 “1.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다 2. 순리에 맞고 당연하다 3. 힘들이거나 애쓰지 아니하고 저절로 된 듯하다”를 가리키기에, ‘꾸밈없이’나 ‘마땅하다’나 ‘저절로’로 손볼 만해요. 사전에 나오는 다른 한자말 ‘자연’ 세 가지는 털어낼 만합니다. 2017.11.18.흙.ㅅㄴㄹ



자연(瓷硯) : [수공] = 도연(陶硯)

자연(紫煙) : 1. 보랏빛 연기 2. 담배 연기

자연(紫燕) : 보랏빛으로 보이는 제비



제 일을 하면 자연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 제 일을 하면 절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 제 일을 하면 저절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는다

→ 제 일을 하면 시나브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는다

《김구 말꽃모음》(김구/이주영 엮음, 단비, 2016) 22쪽


자연스럽게 사귄 거야?

→ 저절로 사귀었어?

→ 시나브로 사귀었어?

→ 어느새 사귀었어?

→ 가만가만 사귀었어?

《은빛 숟가락 10》(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2016) 36쪽


자연히 나는 부모님이 사 준 각종 도감과 안내서, 지침서 같은 책을 읽으며

→ 저절로 나는 어버이가 사 준 온갖 도감과 길잡이책 들을 읽으며

→ 어느 결에 나는 어버이가 사 준 갖가지 도감과 길잡이책 들을 읽으며

→ 시나브로 나는 어버이가 사 준 여러 도감과 길잡이책 들을 읽으며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 자연과생태, 2016) 15쪽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자연히 나눠 가져야 한다

→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마땅히 나눠 가져야 한다

→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으레 나눠 가져야 한다

→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기꺼이 나눠 가져야 한다

《삐딱한 책읽기》(안건모, 산지니, 2017) 238쪽


살기 좋은 곳을 만나면 떨어지지 말래도 자연히 떨어져

→ 살기 좋은 곳을 만나면 떨어지지 말래도 저절로 떨어져

→ 살기 좋은 곳을 만나면 떨어지지 말래도 그냥 떨어져

→ 살기 좋은 곳을 만나면 떨어지지 말래도 바로 떨어져

→ 살기 좋은 곳을 만나면 떨어지지 말래도 가만히 떨어져

《잎이 하나 더 있는 아이》(유희윤, 문학과지성사, 2017) 6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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