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시외버스에 읽은 책 2017.11.15.


작은아이하고 둘이 순천마실을 간다. 이레 앞서는 큰아이하고만, 오늘은 작은아이하고만 마실을 간다. 마치 두 아이가 갈마들면서 바깥바람을 함께 쐬는 듯하다. 순천역 앞에 있는 〈책방 심다〉에 살짝 들러서 책방에 어머니하고 함께 나온 아기를 본다. 어머니 품에 고이 안겨서 잠들랑 말랑 하는 아기를 본 작은아이는 “아기 손에 참 작네.” 하고 말한다. 네 손도 발도 얼마 앞서까지 그처럼 작았지. 작은아이는 〈책방 심다〉에서 여러 가지 그림책을 두루 즐겼고, 역전시장 떡집에서 떡을 장만해서 맛나게 먹는다.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세모김밥을 하나 먹는다. 책방에서 장만한 《그림책 톡톡 내 마음에 톡톡》을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에서 읽는다. 시외버스에서 까무룩 잠든 작은아이는 내 어깨에 기댄다. 순천기적의도서관 관장인 정봉남 님이 쓴 살뜰한 책을 읽다가 나도 작은아이를 따라 살짝 꿈나라에 든다. 고흥읍에 닿아 시외버스를 내렸고, 집으로 돌아가는 군내버스를 기다리며 책을 더 읽는다. 그림책을 만나는 아이들 마음에 즐거움이 톡톡 스며들 적에, 이 그림책을 지은 어른들을 비롯해서, 이 그림책을 즐길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 마음에도 따스한 손길이 톡톡 나란히 춤추겠지.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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