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야샤 8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737



카고메는 카고메

― 이누야샤 8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02.4.25. 4500원



“어쩔 수 없었단 말야! 보고 싶었는걸!” “나를?” “뭐야, 그 얼굴은?” (33쪽)


“키쿄우는 영력이 하루하루 약해져, 이 땅의 요괴들을 더 이상 막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지. 왜인지 아느냐, 이누야샤? 키쿄우가 보잘것없는 반요에게 반해, 힘없는 보통 여자로 전락했기 때문이야.” (45∼46쪽)


“그래도, 역시 네 얼굴을 보니까, 왠지 힘이 났어. 역시 카고메가 곁에 있어 주면 좋겠어.” (74쪽)


“살아 있는 자들은 새로운 시간을 새겨 가오. 그러나 죽은 자인 그대의 시간은 멈춰 있소. 결코 섞일 수 없는 것인데, 불쌍한…….” (104쪽)


“난 역시, 키쿄우의 대용품이야?” “뭐? 바보야! 절대 아니라고 몇 번 말해야 알겠어! 물론 처음엔 닮았다 싶기도 했지만, 지금은, 카고메는 카고메야. 너를 대신할 건 없어.” (184쪽)



  연필이 닳으면 새로 연필을 장만합니다. 새 연필을 쓰면서 옛 연필을 그리워하지는 않습니다. 연필을 쥐면서 새롭게 쓸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여요. 오랫동안 아끼며 쓰던 살림을 잃으면 새로 마련합니다. 잃은 옛 살림을 서운하게 여길 일은 없습니다. 오늘 손에 쥐며 꾸리는 살림을 헤아릴 뿐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사람도 여느 물건이나 살림처럼 척척 새사람을 맞이해서 곁에 둘 만할까요?


  새로 사귀는 동무가 있습니다. 새로 만나는 이웃이 있습니다. 새로 사귀거나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예전부터 사귀거나 만나는 사람을 멀리하거나 싫어할 까닭이란 없습니다. 모두 다르면서 아름다운 사람이지요. 저마다 다르면서 반가운 사람이에요.


  만화책 《이누야샤》는 여덟째 권에 이르면서 카고메하고 키쿄우 사이에서 이누야샤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를 그립니다. 키쿄우가 요괴를 누르면서 마을을 지키던 힘을 잃은 까닭이 무엇인가를 모두 알아차립니다. 키쿄우는 나라쿠한테 속아서 죽고 말았는데, 죽음에 이르면서 이승에 아쉬움을 남깁니다. 홀가분하게 저승으로 못 가고 이승을 떠도는 넋이 되어요. 이승에 있는 사람을 저승으로 같이 데리고 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누야샤는 죽은 넋인 키쿄우를 따라서 함께 저승으로 가고 싶을까요? 아니면 죽은 넋이 스스로 곱게 마음을 달래어 저승으로 떠나고, 이승에서 카고메라는 아이 곁에 있으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나는 삶을 짓고 싶을까요? 갈림길에 선 마음입니다. 갈림길에서는 옳음이나 그림이 아닌 스스로 가는 길이 있을 뿐입니다. 2017.11.1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