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시외버스에서 읽은 책 2017.11.8.


홀가분하게 바깥바람을 쐬려고 마실을 나온 하루. 멀리 가지는 않고 순천까지 가는데, 고흥이라는 시골에서는 이래저래 두 차례 버스를 갈아타고 오래 달린다. 함께 바깥바람을 쐬는 큰아이는 “버스를 이렇게 오래 타야 해?” 하면서 힘들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한 시간 반 즈음 버스를 탔는데, 나도 좀 어질거리기는 했다. 고흥서 서울로 한 번에 가는 기나긴 버스보다, 이래저래 갈아타서 한 시간 반인 버스길이 외려 머리가 지끈거리기는 하다. 이러니 아무래도 사람들이 자가용을 몰겠구나 싶다. 순천 낙안으로 가는 시골마을에 〈형설서점〉이 새롭게 옮긴 지 여러 달 된다. 큰아이하고 이곳으로 나들이를 왔고, 오늘 이곳에서 만난 《우체부가 사라졌어요》를 시외버스에서 읽는다. 와, 이렇게 재미나게 이야기를 엮은 책이라니. 멋지네. 이렇게 멋진 책이 2008년에 처음 나왔고, 어느새 판이 끊어졌으며, 나는 2017년인 오늘에서야 알아보고서 장만하네. 비록 판이 끊어진 이쁜 책이어도 헌책방에 이 책이 들어와서 고맙게 장만할 수 있었다. 시외버스에도, 집으로 돌아와서도, 자꾸자꾸 되읽으면서 즐거운 맛을 누린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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