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당에서 읽는 책 2017.11.2.


큰아이랑 평상에 앉아서 그림책 한 권을 넘긴다. 먼저 글을 다 손질해 놓고서 읽힐까 하다가 함께 펼치면서 잽싸게 글을 손질하면서 한 번 보고는, 다시 한 번 보기로 한다. 다만 나는 이 그림책 《발랄라이카를 연주하고 싶은 생쥐》를 장만할 적에 먼저 한 번 읽었다. 가을볕이 마지막으로 힘을 내는 십일월 첫머리. 발랄라이카를 켜고 싶은 생쥐는 눈이 덮이는 겨울에 맞이하는 새로운 길. 생쥐가 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눌 뿐 아니라, 악기를 켜면서 생쥐나라에서뿐 아니라 사람나라에서도 가슴을 적신다고 하는 이야기. 오늘날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생쥐가 악기를 켜면서 사람들 마음에 아름다움을 나누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볼 만할까? 어쩌면 우리는 생쥐하고 말을 섞을 줄 모를 뿐 아니라, 사람 스스로도 악기를 켜거나 노래를 부르는 마음을 잊지는 않았을까? 배움길을 찾아 씩씩하게 떠나고, 배움을 마친 뒤에 스스럼없이 돌아와서는, 손수 익힌 모든 것을 이웃한테 나누어 주는 생쥐란 얼마나 이쁜가.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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