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들으며 책읽기



  예전에는 서울마실을 하면서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그냥 책만 읽었어요. 요새는 노래를 들으면서 책을 읽습니다. 귀로는 제가 사랑하는 노래를 즐겁게 듣고, 눈으로는 제가 아끼는 책을 기쁘게 읽어요. 두 가지를 한꺼번에 누린다니 얼마나 멋진가 하고 생각하면서 혼자 전철이나 버스에서 하하 웃습니다. 그런데 귀로 눈으로 오직 제가 좋아하는 데만 쳐다보노라니, 전철이나 버스에서 내릴 곳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엉뚱한 데까지 가고서야 비로소 알아차려요. 한 가지만 해야 하나 하고 뉘우치지만 그렇다고 멀뚱멀뚱 창밖만 쳐다보면서 ‘이제는 내릴 곳을 안 놓쳐야지’ 하고 있고 싶지는 않아요. 아아, 책하고 노래를 사랑하는 바보여.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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