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10.29.)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해 떨어지고 바람 찬 저녁에 큰아이하고 책숲집에 갑니다. 책숲집 문간에서 큰아이가 한마디 합니다. 열쇠가 안 보인다는군요. 어디에서 떨어뜨렸나 봅니다. 아이들은 열쇠뿐 아니라 다른 어느 것도 주머니나 가방에 넣기보다는 손에 쥐기를 좋아해요. 어쩌면 손으로 느끼고 싶을 수 있고, 아이가 맡은 몫을 제 손으로 꼬옥 쥐면서 지키고 싶을 수 있어요. 돌이키면 저도 어릴 적에 주머니나 가방에 안 넣고 손에 꼬옥 쥐다가 얼결에 떨어뜨려서 곧잘 잃었지 싶어요. 풀밭이든 길바닥이든 어디에 떨어뜨려서 잃은 열쇠는 하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새로 열쇠를 가져와서 문을 땁니다. 열쇠를 하나 잃었으니 자물쇠를 바꾸기로 합니다. “우리가 열쇠를 하나 잃었지?” “응.” “그러면 잃은 열쇠는 그만 잊고 자물쇠를 새로 하면 돼.” 바람이 찬 저녁에 책숲집에 들어오니 큰아이가 새삼스레 한마디 합니다. “와, 우리 도서관에 들어오니까 따뜻하다.” 한데에 있다가 들어와서 따뜻할 수도 있지만, 가만 보면, 폐교에 깃든 우리 책숲집은 그동안 겨울에 난방을 딱히 안 했어도 퍽 따뜻했습니다. 어떤 기운이 있어서 따뜻할까요. 어쩌면 벽을 빙 둘러 책꽂이를 들이고 책을 빼곡하게 꽂았기에 어느 만큼 따순 기운이 감돌는지 모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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