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10.27.


어느덧 가을은 깊고, 찬바람을 슬슬 맞이할 때라고 느낀다. 아이들은 모두 긴옷차림이요, 나는 아직 반바지차림이다. 웃옷은 웬만하면 민소매이지만 요새는 더러 반소매를 입는다. 한낮에는 반소매차림도 살짝 덥다. 고흥이라는 남녘 날씨를 이 가을에 새삼스레 느낀다. 늦가을볕은 마루까지 스민다. 겨울볕은 마루를 지나 방까지 닿으려나. 볕바라기를 하려고 처마 밑 평상에 앉으면 한낮에는 땀이 살짝 돋기도 한다. 이런 볕이 곧 저물 테지만 겨울을 지나면 다시 따스한 볕으로 돌아오겠지. 그림책 《소니아 들로네》를 읽어 본다. 숱한 빛깔이 어떻게 어우러져서 온누리가 고울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래 빛깔이로구나. 철철이 빛깔이 다르다. 다달이 빛깔이 다르다. 날마다 빛깔이 다르다. 더군다나 새벽 아침 낮 저녁 밤에 따라 빛깔이 다르다. 한 해 가운데 빛깔이 같은 날은 없고, 우리 살림살이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지내는 날이란 없다. 다 다른 날을 늘 새롭게 마주할 수 있는 삶이라면 스스로 기쁜 하루를 지을 수 있겠지. 이 그림책을 펼칠 우리 아이들이 기쁨이란 빛깔하고 노래하는 빛깔하고 꿈꾸는 빛깔을 가슴에 고이 품을 수 있으면 좋겠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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