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고래 뒹굴며 읽는 책 1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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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라는 이름

[내 사랑 1000권] 20. 윌리엄 스타이그 《생쥐와 고래》



  생쥐하고 고래는 동무가 될 수 있습니다. 생쥐하고 고래는 저마다 다른 삶터에서 살아가기에 둘이 만날 수 있는 때는 거의 없을 만하지만, 둘은 온누리에 꼭 하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벗이 될 수 있습니다. 생쥐하고 고래는 둘이 쓰는 말이 달라서 말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울 테지만, 서로 마음이랑 마음으로 뜻이 맞아서 따사롭고 넉넉한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그림책 《생쥐와 고래》(다산기획,1994)가 넓고도 깊이 그려서 보여줍니다. 아주 자그마한 그림책 하나인데, 이 자그마한 그림책은 우리가 어떤 동무를 사귀고 어떤 벗으로 지낼 적에 삶이 환하게 되는가를 잘 보여주어요.


  더 많은 동무가 있어야 할까요? 또래인 동무가 많아야 할까요? 온누리에 동무가 꼭 하나 있으면 어떠할까요? 마음이 맞을 뿐 아니라 마음을 아끼거나 보살필 줄 아는 동무가 하나 있으면 어떠한가요?

  마음으로 아끼기에 온힘을 다해서 도울 수 있습니다. 마음으로 보살피기에 온힘을 쏟아서 슬기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마음으로 만나기에 언제나 웃음을 지으면서 서로 그릴 수 있어요. 마음으로 생각하고 어울리기에 늘 가슴 가득 그리운 눈물꽃으로 서로 떠올려요.


  우리 동무는 가난하지 않습니다. 우리 동무는 돈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 동무는 못생기지 않습니다. 우리 동무는 잘생기지 않습니다. 우리 동무는 언제나 동무입니다. 우리 동무는 수수하면서도 멋스러운 사람입니다. 우리 동무는 스스로 하루를 지을 줄 알고, 우리 동무는 어깨를 겯고서 함께 일하거나 놀 줄 압니다. 우리 동무는 이 땅을 사랑하는 마음이요, 우리 동무는 맑은 바람을 함께 마시면서 가슴을 펴는 몸입니다.


  저는 그림책 《생쥐와 고래》를 1980년대 첫무렵에 처음 만났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번역책이 없던 때에 학습지 별책부록으로 만났고, 1990년대에 이르러 제대로 된 책으로 만났으며, 이제 우리 집에 여러 권을 건사하여 아이들하고 틈틈이 들추어 다시 보고 또 봅니다. 2017.10.16.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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