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2
네무 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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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29



지구가 사라지거나 엄마가 되거나

― 일단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2

 네무 요코 글·그림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3.10.15.



“졌지만 즐거웠으니까, 그걸로 된 거 아냐?” (20쪽)


“영국이 없어졌다는 건, 그럼 역시 그 남자가 신이란 게, 진짜였어? 엑? 그럼, 지구가 멸망한다는 것도?” (40쪽)


‘우린 가슴이 설레었다. 뭔가가 시작된다는 것에. T셔츠를 맞춘다는 것에. 구세주가 된다는 것에. 어쩌면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그 자체에. 그게 정말 뭘 의미하는지 상상조차 못하면서.’ (46쪽)


“희망하는 진로가 ‘엄마’란 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47쪽)


“우리 엄마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엉도 충분히 훌륭한 엄마예요. 공부할 데가 꼭 대학만 있는 건 아니라고 전 생각해요. 몇 백만 엔이나 들일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49쪽)



  지난 2013년에 만화책 《일단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를 읽으면서 이 만화책 얼거리가 재미있다고 여겼습니다. 거의 아무것도 들여다볼 만한 남다른 구석이 없다고 하는 후줄근한 어느 고등학교 여자 농구부가 ‘경기에서 지면’ 지구에서 나라가 하나씩 사라지다가 아예 지구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지요. 지구를 비롯한 온누리를 지었다고 하는 ‘님’들이 어느 날 모여서 놀다가 주사위를 던져서 이렇게 하기로 했다지요.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나올 만한 이야기일 수 있을 텐데,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내기에 한결 재미있다고 느껴요. 굳이 ‘왜’를 찾아야 하지는 않겠지만, 님이라는 자리에서 살아가는 그들은(또는 우리들은) 참말 놀이를 좋아해요. 주사위 놀이도 대단히 좋아하고요.


  그런데 이 만화책은 2013년에 1권하고 2권이 나란히 나온 뒤에 여러 해가 지나도록 3권이 안 나왔습니다. 3권이 영 나올 낌새가 없으니 설마 지구가 사라지고서야 3권이 나오려나 싶더니, 2017년 4월에 조용히 3권이 나왔군요.


  만화책 《일단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둘째 권을 읽으면, 이 만화책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아이는 고등학교를 마치기 앞서 이른바 ‘진로’를 놓고서 ‘엄마’가 되겠노라 하고 담임 교사한테 밝힙니다. 대학교 아닌 엄마가 되겠다고 하지요. 한쪽에서는 이 아이가 몸담은 농구부가 경기에서 질 적마다 지구에서 나라가 하나씩 사라지는데, 이 아이는 꿈이 ‘엄마 되기’입니다. 대학교를 안 나왔어도 훌륭하게 저를 낳아서 돌본 사람이, 삶에서 스승이자 길벗으로 여기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거든요. 자, 이 아이는 지구를 살리는 길을 갈 수 있을까요? 2017.10.1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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